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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영이 '김혜영과 함께'로 청취자들과 다시 만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사진|유용석 기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방송인 김혜영(58)이 KBS 해피FM 라디오 ‘김혜영과 함께’로 돌아왔다. 지난 33년간 MBC 표준FM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 DJ로 활약하며 청취자들과 소통한 김혜영은 단일 프로그램 최장 기간 라디오 진행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5월 강석과 함께 ‘싱글벙글쇼’를 떠나게 된 그는 약 4개월 뒤 방송국을 옮겨 새로운 청취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첫 단독진행을 맡게 된 김혜영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제안이 왔을 때 하겠다고 했는데 걱정이 많았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더라. 레전드로 33년을 마무리하는 게 좋은 건 아닐까 싶었다”며 “이제 일주일 넘었는데 즐기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도 긴장된다. 순간순간 청취자들 문자를 집중해서 읽고, 라디오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혜영은 “라디오 하면서 물을 이렇게 많이 마신 것도 처음”이라며 “첫날 2시간 생방송을 하면서 1.5L를 마셨다. 속이 바짝바짝 타고 입이 말라서 계속 마셨다. 일주일이 되니까 조금은 안정을 찾으면서 덜 마시고 있다. 진이 빠져서 계속 링거를 맞고 있다”고 털어놨다.
“단독진행을 하면서 강석 씨에게 많이 의지했다는 걸 알게 됐죠. ‘싱글벙글쇼’ 할 때는 제가 실수를 해도 강석 씨가 받아줘서 콩트처럼 되고 웃음이 됐는데, 지금은 실수하면 그냥 실수인 거예요. 받아줄 사람이 없죠. 모든 걸 이끌어야 한다는 게 부담되기도 해요. 사실 잘해야 본전이니까요. 33년은 잊고 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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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영은 설계부터 함께한 '김혜영과 함께'에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싱글벙글쇼’를 그만두고 헛헛한 마음에 어떤 날은 하루 6번 통곡하기도 했다는 김혜영. 그런 그에게 ‘김혜영과 함께’는 “좋은 기회”였다.
김혜영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드라마에 어떤 역할을 맡는다는 것도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아야 하는 거다. KBS에서 좋은 기회를 줬고, 고민 끝에 하기로 했다. 사실 하겠다고 말하기 전보다는 하겠다고 한 뒤로 고민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기존에 설계가 되어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새로운 프로그램이었다. 말하자면 KBS에서 땅만 200평 준거다. 그 시간을 주고 너희 집을 지어보라고 한 거다. 집을 지으려면 땅이 어떤지도 봐야 하고, 어떤 집을 지어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어느 방향으로 지어야 하는지도 봐야 하지 않냐”고 설명했다.
“모든 걸 설계해야 했어요. 매일 2시간 방송이면 일주일에 14시간을 해야 하는 거죠. 방은 어떻게 나눌지 거실과 화장실은 어디에 둘지 정해야 했고요. 요일별로 특색이 있는 코너를 만들어야 하니까 첫 방송 두 달 전부터 PD, 작가와 만나 계속 아이디어 회의를 했어요. 시스템이 다르니까 적응도 해야 하고요. 그게 가장 큰 숙제죠. 적응하지 못하면 무너지는 거니까요. 시스템에 적응하면 한 단계 올라서게 되겠죠. 아직은 한 단계 오르는 게 버겁긴 해요.”
아직은 설렘보다는 심장이 쿵덕쿵덕 뛸 만큼 긴장될 정도지만, 첫 방송부터 많은 이들이 용기와 힘을 줬다. 가수 남진 설운도 인순이 조항조 진성 신성 신인선, 방송인 정준하 진미령 등 화려한 게스트 군단이 찾아와 응원해줬다.
김혜영은 “이제 시작이다. 개업 분위기라 다들 으?X 으?X 해줬다. 너무 감사하다. 첫날에 열심히 해서 광고도 많이 붙으면 강석 씨를 옆에 초대하고 싶다고 했다. 강석 씨가 라디오를 직접 들었는지, 기사를 본 건지 모르겠지만 ‘약속 지켜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KBS 돈 많이 벌게 해줘서 옆에 앉게 해줘야 한다고, 33년의 힘을 보여달라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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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영은 첫 시작을 응원해준 강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유용석 기자 |
‘싱글벙글 쇼’ 마지막 방송 때도 찾아온 절친한 가수 현숙은 ‘김혜영과 함께’ 첫날 스튜디오를 방문해 꽃다발을 선물해줬다.
김혜영은 “첫날에 현숙이 오겠다고 했는데, 코로나19로 다음에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방송 전에 꽃다발을 두고 갔다. 스튜디오 들어가는 길에 현숙이랑 잠깐 마주쳤는데 너무 고맙더라. MBC 라디오 국장님도 큰 꽃다발을 보내줬다. 적군에게 이렇게 해줘도 되냐고 장난스레 말했더니 우리가 무슨 적이냐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더라. 다른 분들도 모니터해주고 응원해주고 너무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단독진행 부담은 크지만, 환상의 콤비들과 좋은 따듯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윤남중 PD를 항해사라고 부르는데, 앞에 있는 것들을 치워주면서 마음껏 항해하라고 해줘서 고마워요. 권영은 막내 작가도 일이 많고 힘들 텐데 생글생글 웃으면서 일하는 게 너무 예뻐요. ‘싱글벙글쇼’부터 함께한 김성 작가도 서로 잘 아는 사이라 편하죠. 저만 잘하면 돼요. 아직은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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