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KBS는 시청자주간을 맞아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전하는 ‘세계의 공영방송 가치+’를 신설한다. BBC, PBS, NHK, RTÉ 등 세계 각국의 공영방송사에서 제작한 고품격 프로그램을 통해 민주주의, 인권, 공동체, 문화 다양성, 환경, 안전 등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다양한 가치를 소개하고, 미디어 플랫폼의 홍수 속에서 공영방송만이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재조명해본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제작한 ‘가짜뉴스의 진짜역사’를 시작으로,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의 ‘엄마 아빠는 청각장애인’, 독일공영방송 ZDF ‘인류세, 신인류의 탄생’,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 TV ‘글로벌 슈퍼파워, 나무’ 등 사회적 가치와 공익성 높은 세계 공영 방송사들의 고품격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 9월 6일 오후 10시 35분, ‘가짜 뉴스의 진짜 역사’(Fake News : A True History)
1835년 8월, 뉴욕 시민들은 ‘위대한 천문학적 발견들’이라는 뉴스에 열광한다. 초대형 망원경을 통해 관측된 달에 흐드러진 꽃과 들소 떼가 뛰어다닌다는 내용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가짜뉴스이다. 당시 기사는 신문 부수를 늘리기 위한 신문사의 얄팍한 상술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짜뉴스는 소수 정치가와 재벌, 언론과 결탁하면서 금전적 탐욕, 정치적 혼란, 국가 간의 전쟁 등에 교묘히 이용되어왔다. 최근 들어 가짜뉴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합성·조작 영상인 ‘딥페이크’로까지 탈바꿈하면서 점점 더 가짜뉴스를 가려내기 힘들어지는 시대가 되고 있다. 공영방송 BBC는 ‘가짜뉴스의 진짜역사’에서 역사적으로 가짜뉴스가 가져올 수 있는 폐해와 사회적 혼란을 지적하고, 시청자들에게 가짜뉴스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 9월 13일 오후 11시 25분 ‘엄마 아빠는 청각장애인’(Mother Father Deaf)
청각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비장애인 아이들, ‘코다(CODA)’. 이 아이들의 성장기는 일반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다. 말보다 수화를 먼저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로라, 셰인, 캐서린 세 주인공이 담담하게 떠올리는 유년시절의 기억은 때론 가슴 아프면서도 감동적이다. 부모의 의사소통을 위해 병원 진료 예약, 은행 업무를 돕는 등 어린아이가 감당하기 어려운 ‘통역사’ 역할을 하면서 또래보다 더 빨리 세상을 배웠고,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차별 속에 시시때때로 혼란을 겪는 일은 일상다반사였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코다의 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그들의 성장 과정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마련해주는 계기가 된다.
◆ 9월 20일 3부 오후 11:25/9월 26일 4부 오후 11:25, ‘인류세–신인류의 탄생 2부작’(Anthropocene – The Rise of Humans)
18세기 약 7억 명에 해당하던 세계 인구는 불과 3세기 만에 70억 명을 넘어섰다. 가파르게 번창하는 인류는 지구를 물리적, 생물학적으로 급변시키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의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질학적 최상위에 오른 현 시대를 인류세(Anthropocene)라 부른다.
인류세가 가진 위기의 본질은 자연이 아닌 인류에 있다. 인류는 농경생활을 시작함으로써 생존의 필수요소인 식량의 안정을 누릴 수 있게 되었지만, 고도로 산업화된 농업은 토양오염을 초래했다. 인류가 불의 사용법을 터득한 이래 대기는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으며, 가축으로 인한 메탄가스는 지구 온난화를 걷잡을 수 없이 진행시키며 생명체를 위협하고 있다. 인류가 초래한 위기를 인류는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 9월 27일 오후 11시 25분 ‘글로벌 슈퍼파워, 나무’(Trees: A Global Superpower)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유기체이자, 수억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며 생태계의 필수요소가 된 나무. 인류와 가장 오래한 벗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 놀라운 비밀은 이제야 조금씩 밝혀지는 중이다. 나무는 한 자리에서 수백 년간 움직이지 않고 살아가는 겉모습과 달리, 땅 밑나무의 뿌리는 독창적인 시스템으로 생태계와 공존하고 있다. 수많은 균류로 이루어진 광대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른 나무들과 양분을 나누고, 정보를 제공하며, 활발한 소통으로 숲을 이루는 나무의 능력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일조하고 자원을 제공하며, 뛰어난 복원력으로 생태계의 안정을 유지하는 나무의 거대한 힘은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려는 인류의 마지막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나무의 놀라운 신비를 탐험해보자.
◆ 10월 4일 오후 11시 25분, ‘괴물을 보았다’(You See Monsters)
어느 사회나 소수집단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있기 마련이다. 서구사회에서는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이후 무슬림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세계적으로 다문화주의를 잘 정착시킨 나라라고 평가받는 호주에서도 무슬림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지극히 불편하거나 부정적이며, 악마화까지 되고 있다. 이런 편견과 혐오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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