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험한 약속` 이창욱이 "시원섭섭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제공|웰메이드스타 이엔티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이창욱(36)은 ‘위험한 약속’의 한지훈으로 5개월 넘게 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덕분에 배우로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창욱은 지난달 28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위험한 약속’(극본 마주희, 연출 김신일)에서 금수저 츤데레 한지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상처로 학창시절 온갖 사고를 일으킨 한량이었지만, 차은동(박하나 분)을 만나 변화하는 인물을 소화했다. ‘위험한 약속’은 불의에 맞서다 벼랑 끝에 몰린 한 소녀, 그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자신의 가족을 살린 남자, 7년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치열한 감성 멜로 복수극을 그렸다.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 인기를 모았다.
이창욱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다. 항상 드는 생각은 시간이 참 빠르다. 모든 작품이 그렇듯 시원섭섭하다. 일일드라마는 장기간 하나의 캐릭터로 살게 되는데 헤어질 땐 섭섭하고 속상하다. 그 캐릭터가 잘살게 되길 기원하기도 한다”며 “지훈아! 마음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단계별 분석을 통해 한지훈에 몰입했다는 이창욱은 “한지훈의 자라온 환경은 어땠을지, 결핍은 무엇인지, 삶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등을 분석했다”며 “지훈이는 극 전체를 걸쳐 성장하는 캐릭터라 디테일한 설정들이 단계별로 요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대 시절에는 친어머니의 정이 결핍되고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지 못했기에 상대적으로 표현이 거칠고 철이 없어 보이게 설정했다. 20대 시절에는 은동이를 만나게 되고 친어머니를 찾게 되며 철이 들게 된다. 거친 부분을 차분하게 조정했고, 자신과 같은 결핍과 상처가 있는 은동이와 은찬이에게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헌신하게 된다. 일방적인 사랑, 배려와 헌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하길 바랐고 연기도 그렇게 방향을 잡고 설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친어머니의 결핍과 어릴 적 날 구해주고 살려준 분의 의문의 사고가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아 집중을 많이 하려 했습니다. 감정이 반복되고 끝과 끝을 달리는듯했는데요. 최대한 NG 없이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감정선이 한번 끊기면 이어나가기 힘들 듯해서요. 최대한 집중하려 노력했어요. 연기하기 전에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갖기도 했고 일부러 말없이 바로 직전 상황을 이미지로 떠올려보고 촬영에 임하기도 했습니다.”
↑ 이창욱이 `위험한 약속`에서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웰메이드스타 이엔 |
긴 호흡의 일일드라마라 감정을 잡기도 쉽지 않았을 터. 이창욱은 “쉼 없이 달리는 촬영 스케줄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기도 했다. 현장에서 최대한 즐겁게 촬영하려 했고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라보는 훈련을 했다.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자주 섭취했다”며 “집중력을 잃지 않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편인데, 촬영 전에 이미지로 리허설을 했다”고 말했다.
극 중 로맨스를 보여준 박하나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박하나는 집중이 정말 좋다. 감정선도 깊이 있게 표현해낸다. 많이 배웠고 파트너로 만나서 영광”이라며 “박영린은 친구라 편하게 지내고 서로 촬영 안 할 때면 수다도 많이 떨고 장난도 많이 쳤다. 오히려 촬영할 때는 자주 부딪히지 않아 아쉬웠다. 고세원 강성민 선배는 워낙 베테랑이라 배려도 잘해주셨고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하면 친절하게 잘 알려줬다”며 동료 배우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표현했다.
또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로 고세원과 박하나를 꼽은 그는 “고세원 선배님은 어린아이같이 순수하셔서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에 활력이 됐다. 박하나는 지칠 법도 한데 체력이 정말 좋아서 서로 응원하고 격려해주며 큰 힘이 됐다”고 귀띔했다.
↑ 이창욱은 "`위험한 약속` 덕분에 배우로 한뼘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공|KBS |
길용우 이칸희 윤복인 등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이창욱은 “조언보다는 실제 현장에서 집중할 수 있게 대본 이상의 에너지를 주셔서 감사했다. 특히 지훈이가 아버지에게 은동이를 떠나보내려고 다짐하고 속상해 우는 장면이 있었다. 안아주는 지문이 대본에 없었는데 안아주셔서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친어머니로 나오신 이칸희 선배님은 집중이 정말 좋으시고 연기력도 훌륭하시다. 그저 보고 듣고만 있으면 진정성 있는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즐거웠다. 개인적으로 세 작품째 인연이 되어 저의 연기 멘토이신 윤복인 선배님은 드라마 초반에 각 인물과 관계에 집중해보라고 조언해줬다. 자칫 과장되고 모자랄 수 있는 감정선을 잡아갈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언제나 그렇듯 훌륭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따라갈 수 있는 후배들은 참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일일드라마의 특성상 장기간 하나의 캐릭터로 살게 되는데 그만큼 그 인물의 감정에 대해서 많은 시간 직접 연기하고 느끼고 고민하게 됩니다. 영화나 미니시리즈의 경우 인물을 만들어나가는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반면 인물의 감정을 실제 연기해보고 체감해내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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