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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사회에 대한, 그 중에서도 노년 여성에 대한 날카롭고도 따뜻한 시선이 담긴 ‘69세’가 관객들과 만난다. 의미 있는 메시지 그 이상의 수작의 탄생이다.
임선애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린 영화 '69세'(임선애 감독, ㈜기린제작사 제작)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우연히 노인 여성이 성폭행 피해사건을 다룬 칼럼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임 감독은 “인상 깊게 봤던 문장은 우린 사회가 노인을 차별적 존재로 보는 시선이 노인을 타깃으로 삼고 약점으로 이해한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게 계속 마음에 남더라. 사실 여성 노인을 다루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괜한 도전을 하고 싶었다. 제가 또 중년 노년의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해서 꼭 한번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공의 나이 설정을 69세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를 쓸 때 나이와 이름을 정확하게 쓰고 시작하는 편인데 효정을 몇세로 정할까 고민하다가, 중년과 노년의 경계 정도로 정하고 싶었다. 그게 70세는 아닌 것 같고 69세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어놓고 나니 지금 60세인 우리 엄마도 여전히 젊어 보인다. 그냥 저의 선입견이 들어간 제목인 것도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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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영화는 상당히 개인적인 삶을 그려내서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배우는 선택되는 직업”이라며 “내가 하고 싶은 역을 택하진 못하지만 나의 기준의 하고 싶지 않은 건 안하는 거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방향과 다른 메시지를 주는 작품은 택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예수정은 “이왕이면 영화는 사회성이 있는 작품을 선호하고 연극은 문학성이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기주봉에 대해서는 “늘 든든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따뜻함을 갖고 있다. 그 따뜻함이 기억 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극중 기주봉은 '효정(예수정)'을 물심양면으로 돕고자 하는 '동인' 역을 맡았다. 예수정은 극중 '동인'이 '효정'에게 어떤 의미를 갖냐는 물음에 "용기를 내게 하는 '남자 사람 친구'"라고 답했다. "우리에게도 용기를 내게 하는 사람이 한 명 내지 두 명은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극중 역할과는 달리, 현장에서는 "소 닭보듯 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영화 '69세'는 비극적인 상황에 처한 69세 효정이 부당함을 참지 않고 햇빛으로 걸어나가 참
'사바하', '남한산성', '화차' 등 수십 편의 장편 영화에 참여한 스토리보드 작가 출신의 임선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예수정, 기주봉, 김준경, 김중기,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오는 20일 개봉.
사진 유용석 기자/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