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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남원지역에 500mm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섬진강 제방이 붕괴되고 주민들은 긴급 대피했다. 이에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는 전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9일 아침 생방송에서 ‘섬진강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용택 시인과 전화 통화를 시도해 섬진강 주민들의 상황을 자세히 들어보았다.
73년 평생을 섬진강변에 살아온 김용택 시인은 이런 폭우를 직접 겪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히며 “뻔히 보는 앞에서 물이 집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였고 “(물난리는) 속수무책으로 몸부터 피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김 시인은 섬진강변 고립된 마을 중 하나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주변에 불이 들어온 마을이 없고 자신도 고립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 시인은 비가 쏟아지니 섬진강 댐 방류를 늘릴 수밖에 없었던 토요일 상황을 묘사하며 집 5미터 앞에서 물이 멈추는 것을 보며 “기가 질렸다”고 표현했다. 또 김 시인의 자택은 비교적 고지대였으나 섬진강 하류에 위치한 곡성, 남원, 구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성시대’ 진행자 양희은은 “불 끝은 있어도 물 끝은 없다는 말이 있다”며 이재민들의 고통을 공감했고, 비를 피해 전남 구례군 사성암 산사로 대피한 소들을 언급했다. 김용택 시인은 “차가 올라가기도 힘든 가파른 길을 소들이 헤엄쳐나가서 올라간 것이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학교로 피신해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비 피해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김 시인은 “하류 쪽 많은 분들이 가슴을 졸이고 계실 것”, “가슴이 탄다”는 말과 함께 “헛웃음도 잘 안 나온다”, “(뭐라) 위로의 말씀을 못 드리겠다, 미리미리 준비를 단단히 해서 비 피해, 인명피해가 없도록 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성시대’ 진행자 서경석은 “시인마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가 보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여성시대’는 이날 김용택 시인 외에도 시경, 기상청 리포터들과 전국의 청취자들로부터 실시간으로 비 피해 상황을 전달받아 공유했고, 침수와 산사태 등 재난 발생 시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등 평소 프로그램 형식을 벗어나 보다 긴급한
‘여성시대, 양희은·서경석입니다’는 MBC표준FM 95.9MHz에서 매일 오전 9시 5분부터 방송되며, 인터넷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미니’를 통해 실시간 방송 청취와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