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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희는 영험한 능력을 지닌 ‘봉련’을 연기했지만, “점을 믿지 않는 편”이라며 씽긋 웃었다. 제공ㅣ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
(인터뷰①에 이어) 드라마 ‘바람과 구름과 비’에서 고성희는 사극 경험이 많은 전광렬, 박시후와 호흡을 맞췄다. 그들과의 작업은 “살아있는 배움의 현장”이었다.
고성희는 “움직임의 선이나 대사 호흡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됐다”며 “확실히 초반 대사들엔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어떻게 강약조절을 잘 할 수 있는지 중간 중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박)시후 선배님은 제가 표현하는 ‘봉련’을 믿고 지지해주셨어요. 전광렬 선배님은 촬영할 때마다 하나씩 팁을 주셨죠. 칭찬도 해주시고 조언도 해주시고요. ‘넌 하나를 주면 열을 할 줄 아는 배우’라며 신을 준비해올 때 조금만 생각해도 많은 걸 표현할 수 있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봉련은 영적인 능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모험이라 할 수 있는 생경한 캐릭터였지만, 전적으로 자신의 ‘감’을 믿고 촬영해나갔다고 한다.
“사극이고 무녀라는 점에서 첫 촬영 전 ‘해품달’도 봤는데 역할이나 느낌, 시대가 너무 달랐어요. 그냥 현장에서 내가 받는 느낌대로 가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스스로 그 상황 속에 저를 빠뜨려버렸던 것 같아요.”
미래를 보고 예언을 하는 ‘봉련’을 실감나게 연기했지만, 정작 자신은 “점을 믿지 않는 편”이라며 씽긋 웃었다. “팔랑귀가 될까봐 안 보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재미로 봤다”며 “생각보다 좋은 얘길 많이 해줘서 기분은 좋았다. 자수성가형이고 결과적으로 나이가 들면 더 잘 된다 그런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바람과 구름과 비’는 시청률 5~6%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미스터트롯’의 주역 임영웅 영탁 이찬원 장민호가 특별 출연했을 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고성희는 “하필 그날 촬영이 없어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그분들 덕분에 많은 분들이 시청을 해주고 응원도 해줘 감사했다”며 “연기를 너무 잘하고 그 역할들에 너무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홍현희 선배님도 '아내의 맛'을 통해 특별출연을 해줬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팬이다. 정말 재밌었다”며 팬심을 전했다.
고성희는 청소년 시절을 외국에서 보냈다. 외교관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시절 혼자 유학을 떠나 중고등학교 시절을 뉴욕에서 보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동네 말썽꾸러기 대장 같이 다니던 애가 가서 말도 안 통하고 힘든 시간들이 많았다. 그런 지점에서 많이 부딪히는 게 있었는데 감정기복이나 감성들이 저에게 자양분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배우로 얼굴을 알리기 전 걸그룹으로 데뷔할 뻔한 시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당시엔 그게 트렌드였다. 걸그룹이 됐다면 다른 길로 갔을 수 있겠지만, 당시에도 내 길이 아니라 생각했다. 지금은 배우 하길 너무 잘했단 생각이 든다. 이 일을 안했다면 ‘뭘 하고 있을까’ 싶다. 이 일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반짝 활동하는 배우가 아닌, 오랫동안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2013년 영화 ‘분노의 윤리학’으로 데뷔한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2013), ‘아름다운 나의신부’(2015),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마더’(2018), ‘슈츠’(2018) 등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왔다.
“내 삶에서도 주체적인 것을 지향하는 편”이라는 그는 “그런 여성 캐릭터들이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고 싶다”
“드라마 할 땐 너무 쉬고 싶었는데 막상 쉬니까 3주를 못 가겠더라고요. 벌써 대본이 그리워요. 요즘 차기작을 보고 있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보기 보다 개그 욕심도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유쾌한 역할로도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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