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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가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통해 또 한번 강렬한 악역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난다. 제공|CJ엔터테인먼트 |
배우 이정재(48)가 강렬한 악역으로 또 한 번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황정민과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재회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를 통해서다.
영화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만난 이정재는 여유로웠다. 맡은 바 최선을 다한, 과정의 즐거움과 진정한 가치를 아는 이들이 가진 미소였다.
’도둑들’, ’관상’, ’신과함께’, ’암살’ 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미친 존재감을 뽐내온 이정재가 이번에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연기했다. 자신의 형제가 인남(황정민 분)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고 복수를 위해 집요하고 끈질기게 추격하는 인물이다.
“킬러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라고 운을 뗀 그는 “감독님께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땐, 어둡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 보편적인 누아르 장르 속 킬러는 (개연성을 따진다면) 그게 더 맞겠다 싶더라”라고 소개했다.
“인물의 전사나 다른 것들에 집착하면 ‘레이’만의 묘함을 표현할 자신이 없었어요. 있지도 않았고요.(웃음) 그래서 비주얼 적으로 이해시켜 드리려고 했죠. 영화를 하면서 이 정도로 많은 개인 스타일리스트를 합류시킨 건 처음이에요. 웬만해선 제 의견을 잘 얘기 안 하지만 ‘레이’는 달랐어요.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필요했죠. 그만큼 중요한 요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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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재는 극 중간에 등장하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를 강렬하기 표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 제공| CJ엔터테인먼트 |
그러면서 “상상력을 많이 집어 넣어 최근 보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고, 행동과 비주얼의 표현을 통해 레이만의 폭력성을 강조했다. 여타의 악역과는 차별화된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악역의 경우는 일반적인 상상력을 집어넣어 만들어 낸 캐릭터보다 변화의 폭이 넓어요. ’관상’에선 생각이 폭력적이었으면 했다면, 이번엔 행동과 비주얼적 표현을 강조했고, 여러 케이스의 악역과는 다르게 갈 수 있는 지점을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레이는 많은 시도들을 통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에요.”
그는 특히 황정민의 경험을 언급하며 “(황정민이) 연극에서 문신한 경험이 있어 어떻게 처리하면 땀에 강한 지 등 현실적인 팁을 분장팀에 상세히 얘기해줬다. 그 덕분에 문신을 ’왕창’ 하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이정재는 “시나리오에 있던 첫 등장 장면과 달리 장례식장 신을 제일 먼저 찍었는데 다들 이걸 첫 장면으로 하자고 하더라. 분량도 얼마 없는 내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며 “절대 안된다고, 죽어도 다른 걸 먼저 찍어야 한다고 그랬다. 감정 표현이 어느 정도 된 다음에 장례식장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촬영 막바지에 가면서 스태프들에게 설득을 당했다"고 전해 또 한 번 폭소를 자아냈다.
“캐릭터가 중간에 배치된 상태에서 강렬함을 주려면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해요. 맹목적으로 추격하는 캐릭터를 보고 ’저 사람이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절대 들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더 고민이 많았죠. 게다가 대사조차 많지 않으니 짧은 몇 마디를 두고 계속 감독님과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레이가 계속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장면도 연출부에 따로 요구했어요. 현지 아메리카노에는 작은 얼음들이 들어있는데, 저는 큰 덩어리 얼음을 원한다고 말씀 드렸고 빨대도 꼭 있어야 한다고 했죠. 작은 설정이지만 그런 생활적인 설정이 들어가야 했어요. 그래야 인간미라고는 전혀 없는 맹목적인 캐릭터가
이정재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영화다. 5일 개봉,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