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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우석 감독이 민감한 소재와 메시지를 다룬 `강철비2` 제작 이유와 그에 따른 부담을 밝혔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연출을 시작하고 한국 영화에서 어떤 포지셔닝을 잡을까 하다가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에 포커스를 잡았어요. (조금은 주제 넘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숙제, 대북, 북핵, 우리를 둘러싼 신냉전시대, 미-중-일의 갈등사이에 낀 문제를 시뮬레이션 해 보여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죠.”
양우석 감독(50)이 ‘강철비2 :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을 들고 여름 극장가를 찾아왔다. 꼭 필요한 이야기,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각종 부담 속에서도 다시 한 번 관객들에게 손을 건넨다.
“유일한 냉전 상태인 한국, 한반도의 미래를 총 4가지로 예측할 수 있는데 그 미래들을 하나씩 시뮬레이션 한 게 ’강철비’ 시리즈”라고 운을 뗀 그는 이번 ’강철비2’에 대해 “근원적 장르는 분단물이지만 복합적이다. 어렵고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잠수함 내부로 초대해 한반도처럼 쉽게 느껴지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강철비2’는 남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북한 원산 한 호텔에 보인 3국 정상들이 갑작스러운 폭동에 핵잠수함에 인질로 잡힌 뒤 벌어지는 일촉즉발 국제 정세를 다룬다.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대한민국 대통령(정우성 분)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위원장(유연석 분), 미국 대통령(앵거스 맥페이든 분)이 북한 원산에서 만나지만 북미 간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핵무기 포기와 평화체제 수립에 반발하는 북 호위총국장(곽도원 분)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급기야 세 정상은 북한 핵잠수함에 납치돼 인질이 되고 좁디좁은 함장실 안에서 못 다한 진짜 정상회담이 벌어진다.
“각국의 입장을 모두 그리다 보니 어렵게 보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잠수함 내부로 들어가 함유와 은유를 통해 잠수함이 한반도처럼 느껴지길 바랐어요. 해학과 풍자를 백분 활용하려고 했고요. 의도한 대로 은유적으로 보여질지 궁금하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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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우석 감독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상업영화 `강철비2`에 녹여냈다.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
“한국의 내부적인 경제 성장은 이미 한계점에 왔고 그럼에도 우리는 지금보다 나아가야 하는데…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까요? 남북 관계는 사실 우리가 가장 많이 상상하고 고민하고 시도하고 용기내야 함에도 정작 생각만 해도 욕을 먹는 슬픈 상황이죠. 안에서 이야기하면 어떤 강력한 선입견이나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그것을 둘러싼 각종 외부 전문가들의 연구와 유명한 서적,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저의 시물레이션을 돌렸어요.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세상에 나오면 또 다시 (비난과 오해, 선입견 등으로)따가운 시선을 받겠지요. 그래도 꼭 해야 하는 상상, 작업이라고 믿으니까요.”
그래서일까. “작품 속에서 어떤 틈만 보이면 그곳에 유머와 풍자 해악 등을 통해 쉬어가는 재미를 드리려고 노력했다”는 양 감독은 “심각한 상황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즐겁게 전달할지에 대해 시종일관 고민했다. 웃으면서 보지만 극장에서 나서면 ‘잠깐만’하고 생각에 잠겼으면 했다. 가장 비극적인 이야기이지만, 어렵고 가슴 아픈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 그것을 최대한 편견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영화는 결국 ‘통일을 하시겠냐’라고 물어요. 사실 우리가 어떤 대답을 내놓든 그 대답에 대한 대한, 평화로 가는 길에 대한 길은 함께 모색해야 하죠. YES든 NO든(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은)같은 결과라고 생각하고요. 먼 일이 아닌데, 손을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닌데, 장기화됐다는 이유로 자꾸만 잊게 되니까. 그것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키고자 했어요.”
양 감독은 또한 “통일이 되든 아니든 남북이 서로 다른 나라라는 의식을 가지고 내전이 아닌 분단이 제대로 되고 그 다음 평화체제에 대해 제대로 논의하고 고민하고 시물레이션을 돌리고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잠수함 액션을 강조해 다루다 보니 이에 대한 모든 책을 공부하고 가상 시뮬레이션을 짜본 뒤 함장 출신의 자문위원들에게도 여쭤봤다. 독도나 울릉도는 알고 있지만 주변의 해역은 관객들도 낯설어 할 것”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독도 주변의 해역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또 다른 바람을 드러냈다.
“아무리 복잡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도, 그럴수록 결국엔 인간 내면의 무언가에서 진심으로 부딪히고 주고 받을 때 해결 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진정한 평화로 가기 위해 우리가 판타지라고 말하지만 결코 판타지만은 아닌 휴머니즘이요.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리얼한 상황에서도 마지막 결말에 그것을 넣었어요. 진심이 닿길 바랍니다.”
영화 ’강철비2’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과 이를 딛고 평화로 가는 과정을 통해 또 하나의 길을 미리 가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