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일국은 어머니인 배우 김을동과 아내인 정승연 판사에게 고마워했다. 제공│샘컴퍼니 |
(인터뷰①에서 이어) 배우 송일국(49)이 출연 중인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꿈이 있는 코러스걸 페기 소여가 브로드웨이로 건너와 고난과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뮤지컬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뮤지컬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지망생과 앙상블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브로드웨이 42번가’ 페기 소여의 성공 스토리는 관객들에게 희망찬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송일국은 “참 부끄럽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방송국 공채 시험을 본 것도 간절해서가 아니었어요. 물론 실력이 없어서 몇 년 놀긴 했죠. 이후에 단막극 주인공을 잘 해내고 아침드라마 단계를 밟아서 여기까지 왔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사실 동료들과 비교하면 부끄러워요. 연극 ‘나는 너다’를 할 때 후배들 중에 낮에 막노동을 하고 와서 공연을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죠.”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송일국 역시 연차가 높아질수록 더욱 겸손할 줄 아는 배우가 됐다. 그리고 그런 배우 송일국을 만든 두 명의 인물은 바로 그의 어머니이자 배우 선배 김을동, 그리고 아내 정승연 판사다.
“예전엔 어머니에게는 도저히 연기를 못 배우겠더라고요. 어머니는 수많은 배우들의 연기선생님으로 유명했잖아요. 연극 ‘나는 너다’를 연습하는데, 절박해지니 어머니를 찾아가게 되더라고요. 그날 어머니와 대본을 놓고 밤을 새우면서 배움의 시간을 가졌어요. 연극이 저에게 너무 많은 걸 선물해줬죠. 그리고 아내에게 너무 고마워요. 저와 아내는 관심사가 다르거든요. 아내는 음감이 발달한 사람이에요. 법원에서 합창단을 하고 있고 부산에 있을 때는 클라리넷 동호회 악장까지 했고요. 제가 집에서 노래하고 있으면 ‘여보 박자 안 맞아요. 음 떨어졌어요’라고 얘기해줘요. 또 아내는 직업적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이라, 제가 놓치는 많은 걸 알려줘요. 제 입장에서 아내는 최고의 매니저예요.”
↑ 송일국은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게 있다면 서포트 할 것"이라며 삼둥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송일국SNS |
“아직 추상적인 것 같아요. 대한이랑 민국이는 과학자, 장군 같은 평범한 꿈을 얘기해요. 만세는 요즘 도너츠 가게 사장님이 되고 싶다고 하고요. 하하. 민국이는 제가 집에서 연기 연습을 하는 걸 보면 관심을 많이 보여요. 제가 감정을 넣어서 연기하면 대사를 맞춰줘요. 그래서 연습할 때 많이 도움이 되죠.”
송일국은 어머니 김을동과 2대 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만약 삼둥이 중 누군가가 배우를 꿈꾼다면 송일국은 그 꿈을 응원해줄까.
“어머니께 감사한 부분이 바로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게 해주셨다는 거예요. 어머니 강요로 배우가 된 사람이 아니잖아요.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게 있다면 뭐가 됐든 서포트 할 생각이예요. 배우가 되고 싶다면, 말리고 싶긴 한데 하고 싶은 건 해야죠.”
송일국은 대한,민국, 만세 삼둥이를 보면서 연기의 소중함을 더욱 느낀다고 고백했다.
“저는 진짜 하늘이 도운 사람이고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때문에 후배들을 보면서 겸손하려고 하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환갑이 될 때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데요. 아직은 10년을 더 먹여살려야 하잖아요. 최선을 다해야죠. 하하.”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지난 6월 20일 개막, 8월 23
shinye@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