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재 인터뷰 사진=CJ엔터테인먼트 |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이하 ‘다만악’)에서 레이 역을 맡은 이정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이정재는 첫 연출작 ‘헌트’와 정우성이라는 키워드 등에 대해 솔직하고 과감하게 공개했다.
영화 ‘태양은 없다’ 이후 오랜 우정을 지속하고 있는 정우성과 이정재, 두 사람은 연예계에서도 알아주는 절친 사이다. 이정재는 자신들의 우정이 지속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아낌’을, 배우 정우성이라는 사람이 가진 매력은 ‘다채로움’을 꼽았다.
“서로 오래 친하게 지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를 아끼니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느끼니까 별거 아니더라. 내 편이구나 하는 동질감이 강하게 느껴지니까 고맙고, 든든하다. 연기자로서 정우성은 계속 표현해나가는 여러 캐릭터, 여러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다채롭다. 그렇게 잘하고 있어서 아직도 많은 분에게 사랑받고 나오는 영화들마다 관심을 받고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 훌륭한 배우라 생각한다. 그런 배우가 나랑 가까이 있으니까 뿌듯하다. 뿌듯함보다 사실 든든하다는 생각이 든다.”
↑ 이정재 정우성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는 정우성과 이정재는 존댓말을 쓴다는 점에서 대중들에게 호기심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존댓말을 하는 것은 존중의 의미임을 짚었다.
“여전히 사석에서는 존댓말을 쓴다. 친하게 지내는데 언어가 중요한 것 같다. 오래되다 보면 모든 것이 다 서스럼 없지만, 언어에서 격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존중하는 마음으로 사용하다보면, 모든 것이 상대방을 위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정우성하고만 존댓말을 한다기보다는 다른 후배들, 동료 배우들하고도 존중의 의미로 말을 함부로 놓지는 않는다. 다만 후배들 같은 경우에는 말을 안 놓으면 어려워하니까 좀 친해지면 간혹 말을 놓긴 한다.”
자신만의 신념이 있는 만큼 인간관계에 대한 철학도 뚜렷했다. 솔직함을 자신의 무기로 꼽으며, 그런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의리파라고 불리는 이유? 솔직함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한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 처음 딱 만났을 때 나를 보여주는 것 같다. 솔직함이 내 본모습이다.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는 과정이 길기도 하고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몰랐었던 사람같다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도 없었으면 하는 게 많다. 좀 더 솔직해지려고 한다.”
↑ 이정재 ‘헌트’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이정재는 영화 ‘헌트’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 각색 세 가지를 모두 맡게 됐다. 이 작품은 정우성이 또 다른 주연에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고 알려져 많은 관심을 받았다. ‘태양은 없다’ 이후 재회가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예전부터 시나리오를 조금씩 쓰긴 했다. 언제 영화가 될지 장담할 수는 없었고, 그냥 쓰는 거였다. 그렇게 쓰던 것이 제작화되는 거다. 정우성이 했으면 좋겠어서 조심스럽게 제안을 했다. 지금은 사실 ‘오징어 게임’이라는 작품을 찍고 있다. ‘헌트’를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은 전혀 없다. 내년에 찍는 걸로 되어 있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이렇게 첫 연출을 맡으며,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지 몇 년 됐다.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직접 연출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내가 마무리까지 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씩 들다 보니까 출발하게 된 거다. 큰 예산을 쓰는 게 부담스럽기는 하다.”
지난 2010년 이정재는 인터뷰를 통해 모르는 나라에 갔을 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영화 세가지로 '젊은남자' '태양은 없다' '순애보'를 꼽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2010년부터 최근까지 그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 ‘암살’ ‘신과함
“세 가지를 고른다는 건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젊은 남자’랑 ‘태양은 없다’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머지 하나를 고르기가 너무 어려운데 ‘다만악’으로 하겠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