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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여름 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이 있겠으나 누군가 지극히 개인적인 '최애' 써머송을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여름 안에서'를 꼽겠다.
'여름 안에서'는 1994년 발표된 남성 듀오 듀스(DEUX)의 2.5집 'Rhythm Light Beat Black' 1번 트랙에 수록된 타이틀곡으로, 인트로의 화려한 브라스로 강렬하게 시작돼 이현도, 김성재의 부드러운 보컬이 경쾌하게 어우러져 청량함을 더하는 곡이다.
파른 하늘과 그보다 더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20대의 두 청년이 백사장에서 노는 모습을 그대로 담은 뮤직비디오는 어떤 기술적 요소 없이 음악과의 어우러짐 하나만으로도 싱그러움을 준다. 발매 당시에는 개구진 분위기 그 자체로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자면 20년이 훌쩍 지난 현 시점 이 뮤직비디오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의 추억이 돼 짙은 아련함을 자아낸다.
발매된 지 26년이 지났음에도 여름 대표곡으로 사랑받고 있는 '여름 안에서'는 이후 여러 가수의 목소리로 회자됐다. 2003년 가수 서연의 리메이크를 시작으로 듀스 20주년 헌정앨범에선 소진(걸스데이)이 다시 불러 반향을 일으켰으며, MBC 서바이벌 경연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가 불러 화제가 됐다.
최근 보이그룹 멋진 녀석들이 시티팝 편곡으로 선보여 새로운 분위기의 곡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으나 대다수의 리메이크곡이 그러하듯 이들 곡들 모두 듀스의 원곡만한 파급력은 보여주지 못한 채 원곡의 '넘사벽' 가치를 재차 확인하게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올 여름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혼성 그룹 프로젝트 싹쓰리(SSAK3)에 의해 새롭게 탄생한 '여름 안에서'는 2020년 여름 음원차트를 강타하며 원곡에 버금가는 인기 커버곡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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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쓰리 데뷔 타이틀곡 '다시 여기 바닷가'에 앞서 지난 11일 선공개된 '여름 안에서'는 듀스 버전 킬링 포인트 매력을 유지함과 동시에 경쾌하면서도 아련한 분위기의 편곡으로 완성돼 음악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도입부에 담긴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의 깨알 같은 대화가 자연스럽게 인트로 브라스와 연결되면서 싹쓰리표 '여름 안에서'만의 유쾌함을 더한다.
뮤직비디오 역시 원곡의 감성을 고스란히 살렸다. 해변 대신 한강 위 요트에서 촬영된 뮤직비디오는 예능 프로젝트성 뮤직비디오라 볼 수 없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곡의 감성에 걸맞게 전 멤버의 싱그러운 미소를 가득 담아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하는가 하는 것은 물론, 양갈래 머리를 한 불혹의 이효리,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고글과 선글라스로 쓴 유재석, 꾸러기 표정과 압도적 댄스 브레이크를 넘나든 비, 데뷔 이래 최다 파트 소화력을 보여준 광희 등 개개인의 매력을 담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전 과정이 '놀면 뭐하니?'를 통해 공개되면서 충성도(?)를 더한 이 곡은 회차를 거듭할수록 높아진 화제성을 발판 삼아 음원차트에서도 묵직한 한 방을 보여줬다. 발매 직후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3주째 차트 상위권에 포진, 롱런하고 있는데 지난 25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에서 2위까지 오르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좋은 원곡에 좋은 멤버들과 좋은 편곡이 더해져 완성된 싹쓰리의 '여름 안에서'가 지닌 특별한 힘은 또 있다. 오묘하게 뿌연 편집의 화면이 주는 아련함 속 멤버들의 미소는 오롯이 그 음악과 영상에 빠져들게 하면서 코 끝을 찡하게 한다. 실제 다수의 누리꾼들이 "뭉클하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뮤비" "이유 없이 눈물이 나온다"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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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의 개취띵곡선]은 박세연 기자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소개하는 명곡 소개 코너입니다. 기자 개인의 주관이 포함된 선곡이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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