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른 자신의 모습이 결코 고통이 아닌 축복이라는 것을 증명해 보인 열여섯 살 소년, 한현민. 검은 피부, 곱슬머리, 긴 팔과 다리. 그의 남다른 아웃풋은 쉼 없이 터지는 플래시 속 길게 펼쳐진 화려한 무대를 거닐게 했다.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스무 살의 그는 더 이상 풋풋함이 아닌 번듯함이 묻어난다.
그는 이번 bnt와 화보 촬영에서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하듯 독기 어린 눈빛과 패기 넘치는 애티튜드로 한현민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증명해 보였다. 모호, 빈스모크, 엘레강스 파리 등으로 구성된 콘셉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화려한 조명 속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독보적인 피지컬과 5년 차 내공의 장엄한 포스로 무한한 소화력을 발휘했다.
올해 꽃다운 스무 살을 맞이한 한현민. 10대 시절과 달라진 점에 대해 물으니 “큰 차이는 못 느끼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일찍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성인이 되었다는 느낌보다는 전보다 조금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학 진학에 대해 “아직 진학하지 않았지만 캠퍼스 로망이 가득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다. 또 모델 일을 5년째 하고 있기 때문에 모델학과가 아닌 진정 배워보고 싶고 관심 있는 연극영화과를 진학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른 입대를 원한다고 밝혔던 그에게 예정된 시기가 있는지 묻자 “막상 스무 살이 되니까 어느 시기에 가야 될지 모르겠더라. 올해 신체검사는 받을 예정이고 때가 되면 지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찍이 사회생활을 시작한 탓에 예정보다 빠르게 독립을 결심한 그. 혼자의 삶은 어떤가 물으니 “독립한 지 2년 가까이 되어 간다. 열심히 지내고는 있지만 역시 집 나가면 고생인 것 같다. 그래도 즉석식품을 쟁여두고 먹었던 전과 달리 지금은 밥도 지어 먹고 요리해 먹기 시작했다”며 웃어 보였다.
한현민은 2019년부터 AB6IX의 이대휘와 함께 Mnet ‘엠카운트다운’의 고정 MC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에 “내가 음악방송 MC를 하게 될 줄도 몰랐지만 1년 넘게 할 수 있어 영광이고 함께하는 (이)대휘와 즐겁게 하고 있다”며 스스로 발전되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어눌했던 발음이 많이 좋아졌고 생방송이다 보니 순발력도 늘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은 TV 매체에 이어 뉴미디어로까지 번졌다. 유튜브 ‘한현민의 마이웨이’ 채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묻자 “아레나 매거진 측에서 패션 콘텐츠를 함께 해보자는 제안이 왔고 이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 채널명에 쓰인 ‘마이웨이’는 ‘마이 런웨이’에서 파생해 만들었다”며 이어 콘텐츠 기획에 대해 “쟁쟁한 유튜버들 사이에서 신선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쉽지는 않지만 패션 아이템 추천, 집들이, 먹방 ASMR 등 패션뿐 아니라 다양하게 시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연하는 프로그램 모니터링은 꾸준히 하는지 물으니 “부끄러워서 잘 못하지만 간간이 하고 있다. 평소 흥이 많은 편이지만 방송만 하면 소극적으로 변해서 이 부분은 개선할 필요를 느낀다. 또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every1 ‘대한외국인’, tvN ‘나의 영어사춘기’, JTBC ‘요즘애들’ 등 수많은 예능 방송에 모습을 비춰왔지만 그밖에 또 욕심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묻자 “유일하게 챙겨보는 프로그램은 SBS ‘미운 우리 새끼’인데 자극적이지 않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보여주는 게 좋더라. 또 MBC ‘나 혼자 산다’도 출연은 원하지만 나 말고도 혼자 사는 사람이 너무 많지 않나. 때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미소 지었다.
작년 버거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어 ‘마이콜’ 캐릭터를 찰떡 소화했다. 관련 에피소드를 물으니 “직접 녹음하고 기타 치는 시늉도 하는 광고는 처음이었다. 사실 어릴 때부터 캐릭터가 비슷해서 ‘아기공룡 둘리’의 마이콜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그래서 캐릭터에 부정적이기보다 긍정적으로 잘 소화한 것 같아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다음으로 원하는 광고에 대해 남자의 로망인 면도기와 자동차를 지목하며 “고등학생 때 자동차 ‘벨로스터’ 광고를 촬영했지만 당시엔 면허가 없었다. 이제는 면허도 생겼으니 직접 운전하며 멋있게 자동차 광고를 찍어보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패션 리더로서 추구하는 스타일링에 대해 묻자 “영 스트리트 룩을 지향한다. 또 키가 큰 편이라서 구두보다는 스니커즈를 주로 신는데 개인적으로 구두는 어른스러운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중년이 되어서야 신을 것 같고 지금은 나이에 맞게 스니커즈를 즐겨 신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2020 F/W 서울패션위크’가 전면 취소된 상황. 모델로서 무대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이 클 터. “굉장히 아쉽고 몸이 근질근질하다. 상황이 빨리 나아져서 얼른 쇼에 올랐으면 좋겠다”며 다음에 오르고 싶은 무대에 대해 “어린 나를 믿고 지지해준 디자이너 선생님들 쇼에는 다시 한번 서고 싶고 전에 YCH 레오파드 퍼 재킷을 입고 찍은 화보가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기회가 된다면 윤춘호 선생님 쇼에도 올라보고 싶다”고 말을 이었다.
어린 나이에 내로라하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모델계 역시 개성 넘치는 인재들이 넘쳐나는 탓에 자신만의 무기가 필요하다. 그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전에는 남들과 다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런 걸 떠나서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스스로 프라이드가 높은 편이라서 아쉬운 점은 생각해보지 않았고 다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하지만 강인한 그도 “아무래도 일찍 데뷔하니 조바심이 생긴다. 금세 잊힐까 싶은 두려움과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는지 물으니 “생각을 안 하는 게 가장 좋더라. 당장을 즐기다 보면 시간이 흘러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다양한 인맥을 보유한 그에게 가장 친한 동료를 묻자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건 (이)호원이 형이다. SBS 드라마 ‘힙합왕 – 나스나길’을 촬영하면서 확 친해졌다. 주인공인 형과 제일 친한 친구 역을 맡았는데 형이 연기 호흡을 많이 맞춰주고 도와줬다”
중학생 때부터 일을 시작해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스무 살만큼은 후회 없이 즐기고 또 재미있게 일하고 싶다는 그. 그렇다면 모델로서의 최종 목표를 물으니 “패션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아서 나중에는 나만의 패션 브랜드를 가지고 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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