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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애중계` 이재석 PD가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즌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제공| MBC |
온전한 '내 편'을 느끼기 어려운 시대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오롯이 내 편만을 들어주는 MBC 예능프로그램 '편애중계'(연출 이재석 손수정)가 지난 10일 시즌1의 막을 내리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8개월간 숨가쁘게 달려온 '편애중계'의 이재석 PD를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났다.
'편애중계'는 서장훈X붐, 안정환X김성주, 김병현X김제동이 팀을 이뤄 도전을 앞둔 사람들을 응원하며 도전을 중계하는 프로그램. 중계차를 타고 장소 불문, 남녀노소 불문, 응원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 편만을 응원하며 중계한다는 독특한 콘셉트로 파일럿 방송 당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스포츠 팬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편파중계'를 차용한 아이템이 신선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재석 PD는 "편파가 아닌 편애라는 것, 내 편이 있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야구를 좋아하는데 야구장에 가면 메인 중계 외에 좋아하는 팀 중계진이 내 팀만을 편파적으로 응원하는 중계를 해준다. 그래서 그걸 방송에 녹이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편애중계'는 방송 초반 연예인들 보다 일반인 출연자 위주로 진행됐다. 응원이 필요한 절박한 사람들을 찾아가 응원해주는 모습이 재미와 동시에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재석 PD가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생각했던 것 역시 이런 모습이었단다.
"기획안을 들고 가서 여러 사람들 앞에서 PT를 했습니다. 제 기획안을 분석하면서 공격적인 질문이 들어오기도 했는데 그때 '내 편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제가 이렇게 쩔쩔매고 있는 모습을 어디선가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해주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더라고요. 제 경험이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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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장훈X붐, 안정환X김성주, 김병현X김제동이 함께한 `편애중계. 제공|MBC |
스포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편애중계'는 스포츠 선수 출신이 각 팀마다 한 명씩 들어가 있다. 축구팀, 야구팀, 농구팀으로 구성된 6명의 MC 군단이 일반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중계하면서 보여준 케미가 재미를 선사했다.
이재석 PD는 "6MC는 의심할 여지 없이 최고였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성주와는 '아빠 어디가?'때 조연출을 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원래 스포츠 중계가 하고 싶어서 아나운서가 됐다고 말할 정도로 중계에 애정이 강하고 또 잘하는 사람이다. 안정환도 축구 중계를 해본 터라 '중계'라는 틀을 확실하게 다져줬다"고 말했다.
또 "서장훈은 완전히 승부사로 진짜 시합을 하는 것 처럼 해서 좋았다. 붐은 라디오를 오래 해서 4시간 가까이 라이브로 중계만 하는 녹화에서도 쉬지 않고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줬다. 야구팀은 참 인간미가 넘친다. 김병현, 김제동은 카메라 뒤에서도 '내팀'을 세심하게 잘 챙겨주더라"고 환하게 웃으며 칭찬을 이었다.
신선한 포맷과 탄탄한 MC군단으로 구성된 '편애중계'는 시즌 종영을 하고 잠시 휴식한다. 이재석 PD는 뜻대로 오르지 않은 시청률과 불특정 다수를 만나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돌발 외부 요인 등 여러 벽들을 언급하면서도 "모두 제 탓"이라고 말했다.
이재석 PD는 "이런 참신한 포맷과 최고의 MC들로 시청률이 오르지 않았던 것은 그 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한 제 탓"이라고 했다.
'편애중계'에 가장 큰 벽이 된 것은 역시 코로나19였다. 꼴찌고사,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구르기 대회 등 참신한 아이템들을 진행한 '편애중계'는 이외에도 늦둥이 자식들을 둔 아버지들의 유치원 운동회, 가수 협회, 작가 협회 등의 협회장 선거, 상견례 응원 등 기획해둔 신선한 아이템들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이 장벽이 됐다. 특히 '편애중계'는 지난 3월 촬영 중 일반인 출연자가 발열 증상을 보이며 녹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다행히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으나 결과적으로 더 경각심을 갖게 됐다.
이재석 PD는 "방송국 외부, 야외에서 진행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는데 내부에서 해야 했고 또 일반인들을 섭외해 촬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커지다보니 처음 색깔대로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긴다면 프로그램 뿐 아니라 방송국 전체에 부담이 가니 더욱 조심스러웠다"면서 "섭외를 끝낸 아이템들도 많았는데 진행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편성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편애중계'는 지난해 11월 첫 방송 당시 화요일 오후 9시 50분에 시작했다. 이 시간대는 오랜 기간 드라마가 채우던 시간대인데다가 동 시간대에 방송된 SBS 드라마 'VIP'가 이미 자리를 잡은 터라 녹록지 않았다. 이재석 PD는 "처음에는 화요일 저녁 시간대에 예능이 익숙하지 않던 시청자 분들이 재방이 본방인줄 알았다는 분들도 많았다고 하더라. 처음부터 확실하게 이름을 알리고 자리잡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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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석 PD는 코로나19가 잦아든다면, 하고싶은 아이템이 많다며 `편애중계` 시즌2를 기약했다. 제공| MBC |
이후 금요일 오후 9시 50분으로 시간을 옮겼지만 시청률에 변화가 크지 않았다. 시청률이 유의미하게 상승한 것은 트로트 아이템을 방송한 기간. 방송가에 가장 '핫'한 아이템이 트로트이다보니 평균 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대에서 최고 시청률 7.7%까지 올라가며 힘을 받았다.
이재석 PD는 "사실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트로트를 선택한 것이 맞다"면서 "원래 하던 아이템은 꾸준한 시청층이 있었지만 시청률 자체가 높지는 않았다"며 "여러가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든 헤쳐나가려고 노력했지만 돌아보니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었다면 더 나은 성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트로트 편 출연자들이 너무 잘해줘서 고마웠다. 경연으로 진행되면서 6MC들의 중계가 돋보이는 구성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만큼 처음부터 집중해서 봐야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가고 조금 더 재미가 있다. 방송 초반부터 보지 않으면 유입이 조금 어려운 점이 있어서 이 점은 보완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고 리뷰했다.
'편애중계' 시즌2는 아직 윤곽을 드러낸 것은 아니지만 외부적인 상황이 나아진다면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다고 했다. 이재석 PD는 "코로나19가 끝나고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게 되면 시즌2를 생각해보고 싶다. 조금 더 상황이 나아진다면 그때도 6명 MC들과 함께 응원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편애중계' 시즌1이 시청자들에게 "응원해준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길 희망했다.
"힘들고 지칠 때,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도 어딘가에는 '편애중계' 중계진이 있었던 것처럼 친구, 가족 등 응원해주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예요. 좌절하지 말고 나의 작은 일상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고 또 그로인해 힘이 난다는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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