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훈련사가 사람을 물어 안락사 직전까지 다녀온 비글 '쿠키' 교육에 나섰다. 강형욱은 교육 도중 "모든 교육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20일 밤 방송된 KBS 2TV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심각한 개물림 사건으로 베란다에서 격리돼 생활하는 비글 쿠키가 등장했다.
쿠키의 보호자는 "집에 누가 오면 나갈 때까지 몇 시간이고 짖는다"고 말했다. 거실에 있는 제작진을 향해 쿠키는 극도의 흥분 상태로 계속해서 사납게 짖어댔다. 쿠키는 짖다가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로 토를 하기까지 했다.
쿠키는 보호자 가족과 방문 교사까지 물어 다치게 했다. 첫째 아들이 쿠키를 만지려 하다 물렸고, 쿠키가 밥 먹을 때 다가갔던 둘째 아들은 갑자기 달려든 쿠키에게 물려 큰 상처를 입었다. 얼마 전 방문교사가 온 날 둘째 아들이 쿠키를 작은 방에 넣어놨다. 수업 교재가 작은 방에 있어 교재를 가지러 간 순간 작게 열린 방문 사이로 쿠키가 달려나갔다. 방문교사가 있던 방문은 굳게 닫혀 있었지만 날이 더워 열어놨던 베란다 창문으로 쿠키가 들어갔다. 쿠키는 방문교사를 보자마자 바로 물어 공격했고, 방문교사는 현재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쿠키 보호자는 쿠키를 안락사시키려 했던 사실을 전했다. 동물병원 의사도 안락사 말곤 방법이 없다고 했던 것. 보호자는 "안락사를 생각하고 병원까지 데려갔다. 병원 가는 길에 정육점에서 쿠키가 좋아하는 소고기까지 사서 먹이고 보내려 했다.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보호자는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쿠키를 쳐다봤다. 쿠키가 차에서 앉아있은 적이 없는데 그날은 뭔가를 알고 있는 건지 가만히 앉아서 쳐다보고 있더라"고 말했다. 강형욱은 "안락사를 시키려는 주인의 마음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키우던 반려견을 스스로 안락사시키려고 했던 이야기를 듣자 촬영 현장은 숙연해졌다.
엄마 보호자는 공황장애까지 겪게 됐다. 그는 "사람을 다치게 해놓고 뭐하는 짓인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음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이들은 최선의 선택으로 쿠키를 베란다에서만 키우기로 결정했다. 방문교사 물림 사고 이후 쿠키는 베란다에서만 홀로 지내고 있다.
이어 이경규와 여자친구 소원, 예린, 신비가 쿠키가 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이경규가 쿠키에게 간식을 주는 훈련을 성공했다. 이어 강형욱은 이경규에게 쿠키의 목줄을 잡고 집 안을 돌아다니는 훈련을 부탁했다. 훈련이 성공적으로 산책하는 듯 했으나 쿠키는 갑자기 다시 돌변했다. 이경규는 "나는 가짜야. 이따 진짜 선생님이 내려오면 일이 있을거야"라고 경고했다.
강형욱이 쿠키를 통제하려 줄을 짧게 당기자 쿠키는 격하게 흥분하며 거부했다. 엄마 보호자는 쿠키의 공격성에 크게 놀랐다. 쿠키는 계속해서 다가오는 강형욱을 공격하려 했다.
강형욱은 "짖지 못하게 했을 때 밀치고 줄을 당기기도 했다. 한마로 '정신차려, 가만히 있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 너 엄청 예뻐하지만 지금 그렇게 소란 피우는 것은 안돼'라고 했고, 쿠키는 '너 왜 우리 집에 왔어'라며 소리지르고 싶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강형욱은 쿠키의 야외 행동을 관찰하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보호자로부터 줄을 건네받은 강형욱은 "쿠키를 조금 불편하게 할 것"이라며 뒷다리에 자극을 줬다. 강형욱이 행동을 제지하자 쿠키는 갑자기 조용해졌다. 슬슬 뒷걸음질까지 치는 모습을 보여 보호자들은 깜짝 놀랐다. 강형욱은 "얘 완전 겁쟁이다. 소극적인 친구들이 자신감을 얻게 될 때 자칫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형욱은 "무서움을 겪고 싶지 않아서 남을 위협했던 경험이 두려움을 사라지게 했다. 그러면 공격적인 성향으로 잘못되게 변하는 경우가 있다"고 쿠키의 공격성을 설명했다. 또 "내가 짖는 걸 못하게 했더니 아주 겁많은 강아지가 됐다. 집에서만 제왕, 밖에서는 쭈굴한 강아지다. 짖으면서 두려움을 탈피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쿠키가 계속해서 제작진들을 향해 짖는 동안 강형욱은 기둥에 줄을 묶었다. 쿠키에게서 보호자들이 멀어지게 했다. 쿠키는 보호자 없이 강형욱과 둘만 남자 다시 겁쟁이가 됐다. 하지만 제작진이 가까워지자 다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이 제작진이 충분히 멀어지게 하면서 쿠키를 훈련시켰다. 쿠키에게 짖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짖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걸 보여준 훈련이었다.
강형욱은 이어 보호자 상담을 시작했다. 그는 "쿠키는 충분히 가능성 있다. 그런데 이 교육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보호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는 "엄마 보호자가 꽤 잘 놀라고 겁을 많이 내더라"며 "개들이 그걸 안다. 가장 큰 문제는 겁내면서 애정도 주는 보호자"라고 말했다.
엄마 보호자는 "제재 없이 예뻐만 했다. 퇴근하고 오면 종일 혼자 있었으니까 불쌍해서 애정을 주고, 아빠 보호자는 늦게 오니까 보는 시간이 별로 없어 잘해줬다"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강형욱은 이마를 짚었다. 그는 "측은지심이 많고 가엾어 하는 분들이 이런 타입의 반려견들을 만나면 개가 공격적인 개가 된다. 그게 공식 같은 것"이라며 "지배당하기 딱 좋다"고 설명했다.
강형욱 간식을 이용해 공격성 완화 교육을 시작했다. 간식을 주지 않고 쿠키를 밀쳐내자 쿠키는 도망갔다. 이어 앉는 자세를 취하고 엎드리고 앞발을 내민 다음에야 간식을 줬다. 강형욱에 훈련받은 쿠키는 이경규가 집안에 등장해도 짖지 않았다. 강형욱은 입마개를 풀었다. 이어 신비가 들어갔을 때도 짖지 않고 얌전한 모습을 보였다.
강형욱은 "문제는 얼마든지 수정 가능하다. 그런데 걱정되는 게 있다. 정말 수정되기 힘든 게 하나 있다. 보호자가 내 반려견이 무섭다고 느끼는 순간 더 이상 보호자가 아닌 것"이라 말했다. 보호자는 쿠키 물림 사고 이후 놀라고 공포심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강형욱은 계속해서 보호자의 행동을 지적했다. 그는 "솔직히 내가 걱정되는 건 걸어오면서 쿠키 행동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또 "보호자님에게 줄 못 맡기겠다. 줄을 보호자에게 맡기는 순간 쿠키가 나에게 달려들 수 있었다"고 말하며 교육을 중단시켰다.
아빠 보호자는 "안락사는 못 시키겠고 앞니와 송곳니는 뽑았다. 방법을 찾을 때까지 베란다에 분리해놓자고 했다"고 말했다. 엄마 보호자는 "새끼 때는 안 그랬다. 사고 이전에는 무서워하지 않았다. 사고 이후로 공포심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이를 들은 강형욱은 "엄마 보호자만 마음을 다잡으면 얼마든지 괜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 보호자들에게 조언했다. 그는 "자녀가 물렸고 자녀의 선생님이 물렸다. 그래서 엄마 보호자님은 마지막 기회인 것"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왜냐하면 벌써 마지막을 갔다왔다. 마지막 기회라서 여기서 안 되면 방법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강형욱은 "쿠키가 이 정도까지 오지 않았을 때 만났다면 '실수해도 괜찮다'고 할 텐데, 이제는 다음 카드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보호자도 내 강아지가 누구를 물었을 때 충격이 크겠지만, 물린 사람만 하진 못 할거다. 진짜 마지막 기회다"라고 말했다. 상황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여자친구 멤버들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엄마 보호자는 "이 악물었다. 할 수 있다.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닦았다. 강형욱은 "한 번 가지고는 안되고 몇 번을 교육을 거듭해야 할 것"이라며 "얼마든지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은 신생 구조견 태양이, 태주와 비호를 소개했다. 비호는 전국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서 2017년 1위 2019년 3위를 거둔 엘리트 구조견이다.
이날 '개는 훌륭하다' 견학생들은 인명구조견의 도심 미션의 구조 대상자가 됐다. 인명구조견은 여자친구 신비에 이어 예린, 소원을 4~5초 안에 찾아내 15초 만에 전원 구조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