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고건한 "`꼰대인턴` 오동근, 닮은 구석 없어…연기 점수 13점"

↑ `꼰대인턴`에서 젊은 꼰대 오동만 역을 말끔하게 해낸 배우 고건한. 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배우 고건한(32)은 '꼰대인턴'에서 젊은 꼰대 오대리, 오동근 역으로 얄미운 모습을 소화하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극본 신소라, 연출 남성우)에서 상사 앞에서는 아부 9단, 뒤에서는 앞장서서 상사 욕하는데 바쁜 뺀질뺀질한 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 오동근 대리 역을 연기한 고건한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만나 인터뷰했다.
오동근은 일은 떠넘기면서 공은 가로채는 얄미운 동료의 전형. 시니어 인턴 이만식(김응수 분)의 아이디어를 가로채 보고서를 내는가 하면 실적을 올리라는 압박에 라면을 대량 구매, 가열찬(박해진 분) 부장에게 금액을 청구하자고 선동하는 등 대세에 따라 줄을 갈아타는 촉새같은 인물이다.
극중 가벼운 언동으로 여러차례 위기를 맞은 오동근과 실제로 만난 고건한은 차분하고 진중했다. 오동근과 닮은 점에 대해 묻자 고건한은 "이번 캐릭터는 저와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전작 '녹두전'에서도 가벼운 인물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실제 저와 닮은 구석은 없더라. 원래 말수도 적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가까운 지인들과 만나면 장난도 치고 농담도 건네는데 그런 모습을 끌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고건한은 자신이 대본을 보고 처음 느낀 '오동근'은 상당히 짜증나는 타입이었다며 장난스레 웃었다. "대사들을 보면 다 남을 욕하고 지적하는 것 뿐이에요. 그런 역할이라 못된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유쾌하게 풀어내면 시청자분들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어떻게든 유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얄미운 캐릭터에도 미워할 수 없었던 것은 오동근의 인간적인 면모 때문. 직장인인 동시에 세 쌍둥이를 키우는 육아 대디이기도 했던 오동근이 보여준 '아빠'의 모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면으로 남았다. 고건한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세 쌍둥이와 영상통화를 하던 '아빠' 오동근의 모습을 꼽았다.
"빈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서 아이들과 통화를 한다는 가정하에 만든 장면입니다. 감독님이 퇴근하면 바로 아빠가 되는 오동근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현장에서 만든 장면인데 대본에는 없지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진짜 아이들과 통화하는 아빠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들 반응이 어떨까 상상하면서 즐겁게 촬영했는데 너무 잘 나와 기분이 좋았습니다."

↑ 고건한은 선배 김응수의 열린 모습에 감탄하며 그렇게 나이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유용석 기자

'꼰대인턴'은 '꼰대'가 사회 기피 인물이 되다시피 한 가운데, 역지사지의 아이디어로 폭넓은 시청자층의 마음을 얻으며 호평 받았다. 또 고건한은 "오피스물인 만큼 팀워크가 중요했다"면서 '팀워크'를 성공 이유로 들며 선배들의 존경스러운 면모를 언급했다.
먼저 드라마의 주역 김응수에 대해 "처음에는 세대 차이가 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겪어보니 사고하고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하나까지 모두 굉장히 젊어 세대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니 연기도 편했다"면서 감탄했다.
이어 "진짜 젊게 산다는 것이 이런거구나를 선배님을 보면서 느꼈다. '꼰대' 기질이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늘 받아주고 어떤 제안을 해도 '어, 좋아좋아'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나중에 나이가 들면 김응수 선배님처럼 젊게 살고싶더라"며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또 박해진에 대해서는 "진짜 형님같은 분이다. 촬영 전에 고향 부산 얘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배려가 몸에 배어 있다. 연기할 때 후배인데도 상대 배우의 의견을 먼저 물어봐 주고 존중해준다. 현장에서 너무 편안했다"고 말했다.
준수식품 마케팅영업팀 사원들의 케미도 자랑했다. 고건한은 "오동근과 탁정은(박아인 분), 김승진(홍승범 분)이 기존 사원이었다. 새로 들어온 인턴들 외에 기존 직원들로서 좀더 친한 모습을 보여야겠더라. 현장에서 호흡도 잘맞아서 너무 좋았다"고 돌아봤다.
방송이 나간 뒤면 드라마 제목부터 배우들 이름까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꼰대인턴'은 화제성에도 못미치는 최고 시청률 7.1%에 만족해야 했다. 이에 대해 고건한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족스럽다. 걱정한 부분이 많았는데 주변에서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충분히 사랑도 받았다. 시청해주신 시청자들에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건한은 뜻밖에 자신의 연기에 겨우 '13점'이라는 박한 점수를 줬다.
"연기에 대해 평가하자면 13점 정도일 것 같다. 아직은 능력이 부족하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