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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트롯 오디션이 시작됐다.
10일 첫방송된 MBN 200억 프로젝트 ‘보이스트롯’은 지상최대 쇼인 동시에 한편의 드라마였다. 역대급 스케일과 무대로 금요일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재미와 힐링, 공감을 모두 잡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여느 오디션 프로에서 볼 수 없는 스타들의 짠한 인생 이야기와 숨겨온 장기들이 쏟아지면서 TV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시청자 반응도 뜨거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보이스트롯’ 첫방송은 5.859%(1부), 8.074%(2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트롯 예능 프로그램 탄생을 알렸다.
트로트는 이제 비주류를 넘어 주류의 중심에 섰다. 아니, 대세 중 대세 장르다. 여러 방송사에서 앞다퉈 트롯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지만. ‘보이스트롯’ 같은 포맷은 없다.
지난해 ‘미스트롯’의 주부 버전인 ‘보이스퀸’을 제작해 7~8% 시청률을 올린 MBN은 ‘보이스트롯’을 통해 트롯 예능 최강자를 꿈꾸고 있다.
‘보이스트롯’은 국내 최초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답게 우리에게 친숙한, 혹은 추억 속 스타들의 트롯 경연 무대로 꾸며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가수부터 배우, 아이돌, 유튜버, 정치인, 개그맨, 스포츠스타 등 다양한 분야의 대한민국 스타 및 셀럽들이 ‘보이스트롯’에 출연, 흥과 끼를 펼치고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진솔하게 털어놨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짠’한 인생 스토리와 감동적인 사연들은 모두를 눈물 짓게 했다. 대기실에서 잠시 모습을 보인 개그맨 출신 영화 제작자 심형래, 유도 선수 김재엽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의 출연은 반가움을 줬다.
이날 남진, 김연자, 혜은이, 진성, 박현빈 등 레전드 심사위원단은 연예계 숨은 트롯 고수들의 무대에 감탄을 연발하며 연륜과 내공에서 나오는 심사평으로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더했다.
참가자들의 면면은 화려하고 다양했다. 연령대도 9세부터 82세까지 폭넓다. 올해 9세인 '국악 신동' 김태연 양부터 데뷔 58년차 배우 전원주 등 다양한 장르의 스타들이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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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회에서는 '가요계 쎈 언니' 제시의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각 분야 셀럽들의 숨 막히는 '트로트' 경연 1라운드 무대가 꾸며졌다.
배우 박광현이 1라운드 첫 무대 주인공으로 등장, 진성의 ‘보릿고개’를 열창해 2라운드에 진출했고, 조연 전문 배우 이한위는 ‘보이스트롯’에서 모노 드라마 같은 무대를 꾸몄다.
전 태권도 선수인 배우 이동준은 태권도와 노래를 동시에 하면서도 음정이 전혀 흔들리지 않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어 국가대표 후배인 ‘태권소녀’ 태미가 무대 위로 등장, ‘보이스트롯’에서만 볼 수 있는 국가대표 선후배의 한판 승부가 펼쳐졌다.
개그맨 윤택은 묵직한 저음을 내세워 최희준의 ‘하숙생’을 불렀으나, 크라운 8개를 받아 무대를 떠나야만 했다.
가수 홍경민은 록 창법을 버리고 애절한 트롯 무대를 선보였다. 홍경민은 조항조의 ‘남자라는 이유로’를 선곡해 열창한 후 “그래도 ‘노래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은 해야 되는 거 아닌 가’라는 기대치가 있을 것 같아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라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진성은 “트로트를 해보니까 ‘트로트라는 노래가 쉬운 게 아니구나’라고 분명히 느꼈을 것이다. 연습을 꾸준히 해서 트로트의 맛을 제대로 느끼고, 우리한테도 보여줘야 할 그런 위치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해 홍경민을 긴장케 했으나, 12개 크라운을 획득해 1라운드를 통과했다.
랩과 트로트의 컬래버레이션을 선사한 슬리피의 무대와 후배 치어리더들과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 박기량의 무대는 신선함을 줬다.
23년차 재즈가수 안희정의 무대는 눈물바다였다. 축구선수 안정환의 사촌누나로도 알려진 그는 나훈아의 ‘공(空)’을 부르며 내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어린 나이에 첫사랑이랑 결혼해 일찍 헤어졌다. 너무 창피해서 살기 싫었는데, 태국에 공연을 갔다가 차가 전복돼서 30주 진단을 받고 온 몸의 뼈가 다 부러졌다. 한국에 힘들게 와서 재활과 수술을 반복하면서 3년을 보냈다. 오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 세월이 자꾸 생각나서 눈물이 나더라”며 아픈 시간을 털어놨다. “신인의 마음으로 2천 번은 부른 것 같다”는 안희정은 15개의 크라운을 받아 첫 번째 올크라운 주인공이 됐다.
뮤지컬계의 숨은 보석 문용현은 설운도의 곡 ‘잃어버린 30년’을 노래해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문용현은 “제가 7살 때 저희 부모님이 모두 바깥일을 하셔서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저를 키워 주셨다. 그 당시에 설운도 LP판을 사서 들으시면서 매일 고향을 그리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살아 생전에 두 분께 들려드리지 못해 아쉽다. 오늘 제 노래를 하늘나라에서 들으셨을 거라 믿는다”고 선곡 이유를 전했고,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했다.
배우 박상면은 남진의 곡 ‘님과 함께’를 선곡해 1라운드를 통과했고, 리틀 싸이 황민우가 8년 만에 방송에 컴백, “게스트 무대인 줄 알았다”는 극찬을 받으며 14개 크라운을 받았다. 황민우의 동생 황민호 군도 깜짝 등장해 쥐락펴락하는 입담으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배우 김보성은 어머니와의 데이트 일상을 공개한 후 무대를 꾸몄으나 안타깝게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어머니를 향한 효심만은 시청자를 울렸다. 가수 김창열은 특유의 가창력을 앞세워 나훈아의 ‘영영’ 호소력 짙은 무대로 불러 가뿐하게 1라운드를 통과했다.
“트로트로 인생역전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소개한 무명가수 김현민의 무대는 모두들 숨죽여 봤다.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진성의 노래를 시원하게 뽑아내 올크라운의 주인공이 됐다. 김현민의 무대에 심사위원 진성은 “나보다 더 잘한다. 왜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했는지 의아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보이스트롯’ 출연자들은 개인 무대를 시작으로 그룹 미션, 1:1 데스매치, 멘토 미션 등을 거쳐 최종 결승 무대에 올라 감동과 오열의 무대를 펼쳐보인다.
최종 우승자에게는 총 1억원의 상금과 함께 음원 발매 혜택이 주어진다. 여기에 전국 투어 콘서트를 비롯
이미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스타들을 대상으로 한 트롯 오디션인 만큼, 최종 우승자의 부가가치는 하늘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로 뻗어나갈 K트롯의 중심축이 될 1,000억 가치 이상의 스타 탄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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