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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응수가 '꼰대인턴'을 통해 데뷔 40년 만의 주연 신고식을 짜릿하게 마쳤다. 제공|MBC |
이토록 귀여운(?) 꼰대가 또 있을까. 늦깎이 인턴으로 ’재취(업)’에 성공한 ’상꼰대’ 전직 부장님, ’꼰대인턴’ 이만식 말이다.
지난 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의 주인공, 이만식은 어쩌다 보니 과거 부려먹던 인턴을 직속 상사로 모시게 된 얄궂은 운명의 시니어 인턴. 그는 40년차 배우 김응수(59)의 강한 내공 안에서 마치 ’실사’인 듯 안방극장에 안착해 2개월간 시청자를 웃고 울렸다.
’꼰대인턴’은 1981년 연극 무대를 통해 데뷔한 김응수가 무려 40년 만에 만난 첫 주연작이었다. 80, 90년대 주로 연극 무대와 크고 작은 영화에서 활약한 그는 2000년대 들어 상업영화와 안방극장으로 주 활동 무대를 옮긴 뒤 좀처럼 쉼이 없었다. 작품에선 늘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천생 배우였지만, 스타성이 빛을 발한 건 최근의 일이다. 2006년 개봉작 영화 ’타짜’ 속 캐릭터인 ’곽철용’이 유튜브를 통해 뒤늦게 재조명되며 주목받은 그는 비의 ’깡’ 열풍에 소환되는 등 의도치 않은 훈풍을 타고 ’꼰대인턴’을 통해 지난 시간의 공력을 120% 소화해내며 그야말로 ’홈런’을 쳤다.
’꼰대인턴’ 종영에 앞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김응수는 "인터뷰를 앞두고 아침에 온탕에 앉아 ’이만식(의 기운) 빠져나가라’ 하면서 왔다"며 캐릭터와 이별하고 있음을 알렸지만, 그는 여전히 이만식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었다.
작품 자체가 동시간대 1위로 성공한 것 만큼이나 김응수에 대한 찬사가 쏟아진 데 대해선 "어느 기사에서 ’늙그래’라는 표현을 봤는데, 옆에서 본 와이프가 ’이건 최고의 칭찬’이라고 하더라"며 기분 좋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늙그래는 ’늙수그레’를 ’미생’ 장그래(임시완 분)에 빗댄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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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는 '꼰대인턴' 이만식을 자신의 연기 인생 최고의 '인생 캐릭터'라고 주저 없이 꼽았다. 제공|MBC |
그도 그럴것이, ’꼰대인턴’은 TV 시청률로 수목극 1위를 수성했을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꼰대’ 열풍을 불러오며 2030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그 가운데는 타이틀롤인 꼰대인턴, 이만식으로 활약한 김응수가 있었다.
"어제 마지막 촬영을 한 뒤 드라마로 이만식 캐릭터를 봤는데, 너무나 만족스러워요. 꼰대 짓을 너무 어둡게 해서도 안되고, 권위성만 보여도 안 되요. 권위성, 고집, 그런 것들을 어떻게 웃음이라는 양념으로 잘 비빌까 (걱정이었는데), 그게 잘 비벼진 것 같아요. 좋은 양념으로 잘 비벼서 내놓은 기분이랄까요. 이만식은 김응수가 창조한 인물 중 최고 아닌가 생각해요. 물론 젊은 분들은 화도 나실 것이다. 우리 직장에 저런 꼰대, 저런 상사사 있었다고 생각하면서(웃음)."
인터뷰 내내 사람 좋은 웃음을 감추지 못한 그였지만 실제 본인과 이만식의 ’꼰대성 싱크로율’에 대해서만큼은 단호했다. "이만식의 꼰대성과 실제 김응수의 꼰대성 싱크로율은 1%도 안 되요. 아이들은 학업 때문에 떨어져 있었고, 와이프는 와이프 일 하고 나는 일터에 있으니 꼰대 짓을 하고 싶어도 꼰대짓 할 대상이 없었던 거죠. 회사 같은 조직에 근무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 꼰대성은 제로입니다."
(인터뷰 중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눈 앞에 있는 인물이 김응수인지 이만식인지 헷갈렸다.)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만큼 ’타짜’ 곽철용이나 ’임진왜란’ 도요토미 히데요시 등 김응수를 대표할 만한 캐릭터 또한 수없이 많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꼰대인턴’ 이만식을 자신의 인생 캐릭터라 치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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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가 주변인들은 자신에 대해 `이만식 같다`고 하지만 그 자신은 "꼰대성이 1도 없다"고 확고하게 말했다. 제공|MBC |
’꼰대’를 정면으로 다뤘지만 드라마는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김응수는 "젊은 친구들이 왜 이렇게 ’꼰대인턴’에 관심을 가질까, 신기했다. 하지만 가령 군대 다녀온 사람이라면 이등병에서 병장으로 진급하며 ’나는 절대 안 한다’는 병장의 모습을 본인이 답습하는 모순성도 있을테고, 직장생활 하는 사람이라면 본인 회사 상사의 모습을 떠올리며 재미를 느낀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젊은이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열광적 반응을 받았다면, 동년배 중장년 시니어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응수는 "주위에선 "이만식이 아니라 딱 네 모습 그대로라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난 그런 적 없고 누구도 나에게 꼰대 같다는 이야기를 안 하는데 주위에선 다들 ’너다 너’ 그래요. 우리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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