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이자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개그콘서트’가 26일 10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개그콘서트’의 21년 역사가 끝나는 동시에 지상파 공개코미디도 전멸하게 됐다.
KBS2 ‘개그콘서트’는 1999년 파일럿 프로그램 ‘토요일 밤의 열기’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주말 안방극장을 찾았다. 한때는 많은 시청자가 한 주의 끝을 알리는 웃음 가득한 개그와 정겨운 이태선 밴드의 연주 소리를 들으며 미소 지었다. ‘봉숭아학당’(2003년 1월 26일)은 최고 시청률 49.8%를 기록할 정도였고, 김병만 정형돈 정종철 신봉선 강유미 유세윤 등 스타가 탄생했다. 유행어도 쏟아져나왔다. 2003년, 2011년, 2012년, 2013년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은 점차 떨어졌고, 시청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노인 비하, 외모 비하, 여혐 등 건강하지 못한 웃음으로 여러 차례 비난에 휩싸이기도 했다. 시청률 하락세와 함께 일요일에서 토요일로, 그리고 다시 금요일로 편성 변경이 이어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000회를 맞으며 “웃음의 본질”과 “초심”을 되새기며 심기일전했으나,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올해 초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함께 무관중 공연을 이어나가며 고군분투했다. VCR 코너, 토크 등으로 웃음을 선사하고자 노력한 것. 최근 들어 유민상 김하영의 ‘썸’을 다룬 코너 ‘절대(장가)감 유민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유민상 김하영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
그러나 시청률 부진 등 출구 없는 상황에 KBS도 손을 들었다.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을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한 선택이라며 휴식기를 선언했다. 기약 없는 휴식기는 사실상 폐지에 가깝다. KBS 공채 출신 개그맨 A가 KBS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기를 설치한 사건이 발생하는 악재까지 더해지며 씁쓸한 마무리를 짓게 됐다.
MBC ‘개그야’(2009년 폐지), SBS ‘웃찾사’(2017년 폐지) 등이 떠난 뒤에도 지상파 정통 코미디의 명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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