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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21년을 이어온 ‘개그콘서트’가 막을 내렸다. 코미디언들은 기약 없는 작별 앞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마지막까지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다. 김대희 신봉선부터 이태선 밴드까지 ‘개그콘서트’는 추억의 캐릭터를 소환하며 마지막 인사를 알렸다.
26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는 최종회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해 마지막 무대를 함께 했다.
앞서 KBS는 20여 년간 대한민국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콘서트’의 휴식기를 선언했다.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을 이유로 새로운 변신을 위한 선택이라며 휴식기를 강조했으나, 사실상 폐지에 가깝다. 힘든 상황에서도 개그맨들은 21년 역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무대를 위해 고군분투하며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날 김대희와 신봉선은 ‘마지막 새 코너’로 라스트쇼를 시작했다. 이들은 ‘개콘’의 장례식을 연출했다. 신봉선은 “‘개콘’ 못 보낸다”고 외쳤고, 김대희는 “21년 살았으면 호상이다”고 말했다. 곧이어 김원효 박성호 박성광 윤택 박준형 등이 등장해 ‘개콘’의 마지막을 슬퍼하면서도 다양한 개그를 펼쳐냈다. ‘갈갈이’ 박준형은 눈물을 참으며 마지막 무 갈기에 도전했다. 방청객에 자리 잡은 코미디언들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슈트맨’ 팬이라고 밝힌 어린이의 편지가 공개됐다. ‘슈트맨’ 캐릭터들은 ‘누가 죄인인가’ 코너로 뮤지컬 같은 무대를 완성했다. ‘마빡치기’ 열풍을 몰고 오고, 다양한 유행어를 배출한 ‘개콘’은 추억의 코너, 캐릭터들을 소환했다.
어린이들이 좋아한 ‘개콘은 사랑을 싣고’에는 이수지 김영희 정대호 등이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연예부 기자들이 꼽은 최고의 코너 ‘시청률의 제왕’에서는 박성광이 다시 한번 막장 드라마를 펼쳐냈다. ‘개콘’의 한 애청자는 과거 ‘네가지’ 코너 덕에 ‘인싸’로 거듭났다고 했다. 허경환 박영진 양상국 등이 ‘네가지’ 무대에 올랐다.
마지막 코너를 앞두고 코미디언들은 ‘나에게 개그콘서트란?’ 주제로 속마음을 드러냈다. 양상국은 “아무것도 볼 것 없는 나를 스타로 만들어준 특급매니저”라고 표현했고, 송준근은 “밤하늘이다. 많은 별을 빛나게 해준 곳이다. 저 역시 밤하늘의 작은 별이 될 수 있어 행복했다”고 고백했다.
박성호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마음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박준형은 “‘개콘’이 있어서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개콘’이 있어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개콘’은 나였다”고 말했다.
‘개콘’은 누군가에겐 첫사랑이고, 누군가에겐 선물이고, 누군가에겐 모교이고, 누군가에겐 청춘이었다. 코미디언들은 “그동안 즐거웠다. 잊지 않겠다”고 한마음으로 이야기했다.
마지막 코너는 ‘개그콘서트’ 대표 코너 ‘봉숭아학당’이었다. 김대희가 선생님으로 등장, ‘졸업’을 주제로 한 무대가 펼쳐졌다. 고시생 박휘순, 곤잘레스 송중근, 이병원 이세진, NAN기자 안상태, 왕비호 윤형빈 등 추억의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분장실 강선생 강유미는 영화 ‘베놈’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 “이제 유튜브가 대세다. 채널을 개설하라”고 말했다.
코미디언들은 “‘개그콘서트’ 포에버”를 외치며 “20여 년 시간 동안 추억 속에 조금이나마 ‘개콘’이 함께한다면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개그콘서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한 주의 끝을 알리던 이태선
‘개콘’ 제작진은 졸업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대한민국을 웃기는 힘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인사했다. 이로써 1050회를 끝으로 21년의 역사를 마무리했다.
‘개그콘서트’ 후속으로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연중 라이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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