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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캐스팅' 최강희는 40대 여배우의 한계 없는 도전을 몸소 보여줬다. 제공|매니지먼트 길 |
(인터뷰①에 이어) ‘굿캐스팅’은 분명 재미있고 유쾌한 드라마였지만 30대를 넘어 40대를 보내고 있는 ‘여배우’ 최강희에게는 특별한 의미이기도 하다. 누군가의 엄마 혹은 아내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제대로 무르익은 연기라는 ‘무기’를 갖고 카메라 앞에서 제대로 놀 수 있는 장을 열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비롯해 ‘애자’, ‘달콤한 나의 도시’, ‘쩨쩨한 로맨스’, ‘하트 투 하트’, ‘추리의 여왕’ 그리고 ‘굿캐스팅’까지. 주로 캐릭터성이 강하거나 작품의 톤 역시 특별했던 작품에서 활약해 온 최강희. 하지만 캐릭터성이 강한 배역을 주로 해온 만큼 어마무시한 변신의 기회는 사실 많지 않았던 게 사실. 이에 대해 최강희는 “색다른 캐릭터들을 많이 많이 만들었는데도 비슷한 옷을 입은 최강희의 이미지가 센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걸 좋아해요. 변화를 늘 즐기죠. 하지만 아예 제게 없는 것을 표현할 정도의 배우는 못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스스로는 못 보는 무언가를 보고 써주시는 분들이 있죠. 누군가 제게 ‘한겨울 하얀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 서있는 모습’을 떠올렸다고 이야기 해준 적이 있고, 예전에 어떤 감독님과 장난 삼아 (대단한 변신을 약속하며) 500원에 계약했는데 계약을 한지 근 10년이 넘어가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소식이 없네요 하하.”
1995년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 어느덧 26년째 배우로서 달리고 있는 최강희. 험난하기로 유명한 연예계에서 이렇다 할 공백 없이, 쉼 없이 달려온 지난 시간의 소회는 어떨까. 그는 스스로 “잘 달려왔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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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최강희는 '25년 롱런' 비결에 대해 "어디 가지 않고 그 자리에 몹시도 충실히 있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제공|매니지먼트 길 |
돌이켜보면 우직했던 여정이지만, 힘든 순간도 없진 않았다. “사실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던 때가 있었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져 스스로를 힘들게 했는데, 지금은 비교도 경쟁도 안 해요. 난 최고의 나니까요. 스스로 완성품으로 세상에 공급된 거라고 믿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보람 있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롱런’의 비결은 “어디 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는 최강희. 그는 “그 자리에 몹시도 충실히 있었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977년생. 우리 나이로 마흔 넷이지만 여전히 포털 사이트에는 ‘나이’와 ‘동안’ 키워드가 따라다닌다. 데뷔 후 꾸준히 동안 외모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숙명인 듯도 하지만 작품으로 대중 앞에 설 때마다 외모 평가를 받는 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터. 이에 최강희는 “얼굴을 아무리 강제로 만져도 변하는 건 겉모습뿐”이라는 그만의 ‘나이 철학’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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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강희가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나"라며 배우로서 자부심과 포부를 드러냈다. 제공|매니지먼트 길 |
오랜 시간 대중과 호흡하며 ’4차원’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 최강희. 하지만 그는 “스스로 엉뚱하다 생각해본 적은 없다”며 자신에 대해 돌아봤다. “인간 최강희의 모습을 가끔씩은 감추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저인데 유행에 따라, 나이에 따라 내가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 스스로를 감출 때가 많아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잘 살아왔구나 생각하고 있죠.”
‘굿캐스팅’을 통해 진정한 굿캐스팅의 진수를 보여준 최강희. 선택이라는, 일종의 ‘캐스팅’
“배우로서 나에 대한 자부심과 포부는 있어요. 현재 저는 굿캐스팅에서 그야말로 ‘굿캐스팅’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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