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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인이 `#살아있다`의 준우를 연기한 소감으로 "오랜만에 평범한 친구를 만났다"고 말했다. 제공|UAA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영화 ‘사도’의 비극적인 세자, ‘버닝’의 불안한 청춘 등을 연기한 배우 유아인(34)이 이번엔 평범한 옆집 청년 캐릭터로 돌아왔다.
유아인은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에서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 남겨진 준우의 막막하고 절박한 감정을 그려냈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유아인은 “오랜만에 평범한 친구를 만나게 됐다”며 “‘버닝’의 종수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종수는 청춘의 표상 같은 함축적인 이미지를 가진 느낌이라면 준우는 내게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스마트폰을 쓰고 욕도 하고 옆집 청년 같은 평범한 친구다. 그런 평범한 친구가 극단적인 상황에 고립되며 극단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려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제 리얼 라이프에 비해 무겁고 진지한 작품을 한 경향이 있어요. 제 세대의 어떤 표면적인 느낌들을 한쪽 방면으로 치우쳐서 그려온 느낌이 있죠. 대부분 특수한 상황에 놓이거나 특수한 경험을 하게 되는 인물이 많았고요. 어떻게 보면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 하는 현실에 가까운 저의 면을 준우를 통해 풀어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드릴 수 있겠다는 점에서 선택한 부분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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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인은 `#살아있다`에서 40분 가량 원맨쇼를 한데 대해 "이왕 하는거 마음껏 했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공|UAA |
유아인은 ‘#살아있다’ 초반 약 40분 정도를 원맨쇼로 끌어나간다. 혼자 남겨진 외로움,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절박한 감정 등 준우의 변화하는 모습을 화면 안에 담아냈다.
그는 “명확한 정답과 기준을 갖고 배우의 역할을 요구한다기보다는 배우가 그려내는 느낌을 따라가 보자는 느낌의 현장이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왕 하는 거 전에 하지 못한 원맨쇼를 마음껏 했다”며 “널뛰기하는 느낌을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가져왔다. 영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장면은 사전 준비나 리허설을 해보기도 하고 영상을 찍어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했고 의견을 나눴다. 배우들이랑도 많이 소통했다. 싫으면 싫다고 하고, 더 해보자고 하기도 했다. 너무 배려해서 조심스러워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걸 느꼈다. 먼저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제안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선을 넘는 건 아닐까 싶어 항상 뒷전으로 미뤄두고 내 할 일만 집중하자는 태도로 임할 때가 많았다. 이번에는 조금이나다 애를 썼다. 그런 시도를 했을 때 누구도 튕겨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함께 만들어갔다”고 말했다.
“관객이 영화를 볼 때 거슬리는 순간 없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내는 게 가장 기본적인 숙제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함께 작업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흘러가는 상황에서 갈증이 있었어요. 어느 정도 예의와 마음으로 접근할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올지 고민하면서 온 마음으로 부딪쳤죠. 진심으로 존중하고 의견은 의견대로 가지면서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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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인이 함께 호흡을 맞춘 박신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UAA |
유아인은 ‘#살아있다’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박신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박신혜에 대해 “선입견을 깬 배우”라며 “잘 청하는데 잘 받아줬다. 주도적인 느낌이 강했다. 내 선입견을 깨주는 순간도 있었다. 용감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자기주장도 확실히 펼칠 줄 아는 배우”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기우가 있었다. 초반 혼자서 촬영하다 보니까 누가 와도 부담스러울 것 같고, 연결감이나 호흡이 잘 맞을까 고민했다. 그런데 현장 편집본에서 늘 내 얼굴만 보다가 맞은 편에 신혜가 앉은 순간 안도감이 들었다. 배우가 가진 힘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바꿨다. 이는 ‘#살아있다’의 캐릭터들이 고립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묘한 공감을 선사한다.
유아인은 “영화가 소개되는 가운데 시의성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를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낀다”며 “모든 작품이 어떤 시대, 어떤 정권에 공개되는 것에 영향을 받지만, ‘#살아있다’ 같은 경우에는 전략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고립된 상황을 그려내는 설정에서 생존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공감대가 있다. 지금이 아니면 지금처럼 강하지 다가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코로나19를 반길 수 없는데 생겨나는 느낌은 느낌대로 있고 신기하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꼭 있어야 할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