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정석 인터뷰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조정석은 노는 것도, 공부도, 늘 1등만 하는 간담췌외과 교수 이익준으로 분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유쾌한 ‘인싸 의사’ 캐릭터로 안방극장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급기야 조정석 아닌 ‘이익준’은 상상 불가라는 반응까지 얻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기분이 어떤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많은 분께 사랑을 받으며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너무나도 슬기로운 제작진과, 감독님, 작가님, 배우 등 함께하는 모두가 너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촬영을 했었다.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드라마에 함께 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줄 알았나? 혹 이유가 있었다면 어떤 원동력이라 생각하는가
평범하지만 힘이 있는, 사람들의 삶을 그린 작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나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기대감도 컸던 것 같다. 시작 전부터 많은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어느 정도 했던 것 같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속에 담긴 따뜻함과 감동, 유머 이런 것들이 가진 강력한 힘, 이게 우리 드라마가 사랑받을 수 있던 원동력인 것 같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과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한 계기는?
회사를 통해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의 작품에 제안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엔도르핀이 확 돌 정도로 기뻤던 기억이 난다. 출연을 결정한 계기는 아무래도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과 함께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캐스팅 단계에서 가장 먼저 캐스팅이 된 거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저는 상대 배우 혹은 대본 내용을 알지 못했었고 그런 상황에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오직 감독님과 작가님을 향한 믿음이었다.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와 처음으로 함께한 소감은?
신원호 감독님, 이우정 작가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우정 작가님의 글은 볼 때마다 너무 탄탄하고 아이디어가 좋아 매번 놀람과 감동의 연속이었다. 신원호 감독님은 저희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감동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배우 혹은 스태프 등 주변 사람들을 너무나도 따뜻하게 잘 챙겨 주셨다. 흔히 말해 츤데레처럼 아닌 듯하면서 감동을 주는 스타일인 것 같다.
신원호 PD는 섬세한 디렉션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떠했는지
감독님은 정말 섬세한 분이지만 디렉션을 많이 주는 편은 아니었다. 촬영을 할 때 대사를 다르게 하거나 혹은 의미 전달이 달라진 부분들은 디렉션을 주기도 했지만, 연기와 관련된 특별한 디렉션은 없었던 것 같다. 아마도 리허설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도 하고 또 서로 같은 목적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
↑ 조정석 인터뷰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의사 역할을 준비하면서 병원을 찾아 외래진료를 보는 교수님들의 모습을 보며 자문하기도 하고, 간이식 수술에 직접 참관을 하기도 했다. 특히 중점을 뒀던 부분은 의사라는 역할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이익준을 어떤 의사로 표현해야 할까’였던 것 같다. 같은 의사라는 직업 안에서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의사’, ‘솔직하게 직언하는 의사’ 등 다양한 스타일이 있을 텐데 익준이라는 의사가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의사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들을 많이 고민했다. 또 이익준이라는 인물은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표현하고 싶었다.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캐릭터였기 때문에 배우로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자면 익준은 율제병원을 이끌 정도로 수술이 많은 역할인데 사실 수술 장면은 많지 않았다. (웃음)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익준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한 것 같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이상적인 의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의사 역을 연기하며 환자를 대하며 느낀 점과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는지
의사 역을 하면서 환자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데, 정말 대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는데도 말이 쉽게 안 나왔던 적도 있었고, 또 환자의 눈을 바라보기가 너무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의사역을 연기하는 거였지만, 연기하면서 그 상황 속에 있다 보면 ‘내가 저 사람이면 어떨까’라고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니 의사의 심정, 환자의 심정을 깊게 공감하게 됐던 것 같다. 좋은 의사는 실력이 있다는 기본 전제하에 환자와 보호자를 조금 더 편하게 해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거짓말까지 하며 안심시킬 필요는 없지만, 진짜 사실만 전한다고 하더라도 조금 더 편하게 들을 수 있게, 환자를 배려하면서 안정시켜 줄 수 있는 의사가 좋은 의사일 것 같다.
이상적인 병원의 모습에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 아닌 비판도 있었다, 이런 의견에 대한 생각은?
드라마 제목이 ‘슬기로운 의사생활’인 만큼 가장 슬기롭고 이상적인 모습들을 시청자분들께 전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야기 속에서 많은 분이 희망과 감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드라마가 아주 비현실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어떤 의사분께서는 다섯 명이 모여서 매번 밥을 먹는 장면 빼고는 이야기가 너무 리얼하다고 전해주시기도 했다.(웃음)
99즈 배우들과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4명의 배우와 함께 작품을 참여한 소감은
모든 배우와의 호흡이 좋았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 간의 호흡이나 현장 분위기가 좋았던 것은 드라마나 메이킹을 통해서도 전해졌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이 질문을 받고 다시 한번 생각해 봤는데 함께한 99즈 배우들은 촬영이 끝나고 나니 더 소중함이 크게 느껴지는 친구들인 것 같다. 다시 생각을 되새길수록 4명의 배우 모두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촬영장 배우들 사이의 케미 1등 공신과 분위기 메이커는?
정말 다 너무너무 재미있고 좋지만 한 명을 고르자면 정경호인 것 같다. 경호는 스태프와 배우 등 모두를 잘 챙기는 스타일이고, 촬영 현장과 분위기를 수월하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다.
![]() |
↑ 조정석 인터뷰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전미도 배우와 연기 호흡은 너무 좋았다. 항상 느끼는 부분이지만, 연기를 잘하는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연기를 할 때는 벅차고 짜릿하다. 그런 의미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모든 배우와 짜릿한 경험을 했다.
20년 지기 익준과 송화의 ‘사랑과 우정사이’ 러브라인을 어떻게 해석했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가. 또 결말에 만족하는가
소위 말해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는데 익준과 송화는 과거 석형의 고백과 함께 타이밍이 맞지 않아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사랑은 분명 타이밍이 중요하지만, 그 사랑에 대한 감정과 기억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익준이 이혼을 하고 나서 다시 그 마음이 자라나는 부분에 대해 어떤 마음인지 고민했다. 익준과 송화 사이에는 전사가 있었고, 그렇기에 충분히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에 러브라인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송화와 이어지는 건 알지 못했다. 특히 시즌제 드라마이기 때문에 결말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렇기에 저는 시즌 2가 더 궁금하고 기대된다.
극 중 여러 노래를 소화하며 남다른 실력으로 화제를 더했다. 노래해야 하는 점에 대한 부담이나 걱정이 되진 않았는지,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와 그 이유는?
뮤지컬 무대에서 노래했던 경험이 있어서 극 중에서 노래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런데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같이해야 하는 부분은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또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내 눈물 모아’다. 원곡을 부른 故 서지원 님의 팬이기도 하고 예전부터 이 노래를 정말 좋아했었다. 예전에 제가 한 20살 초반쯤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우연히 출연하게 돼서 ‘내 눈물 모아’를 불렀었는데, 이 곡으로 월장원을 했던 추억이 있다.(웃음) 실제 애창곡은 이문세 선배님의 노래를 좋아한다.
밴드도 소화했다.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과 힘들거나 부담된 것은 없었는지
처음에 다섯 명이 의사인데 밴드도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설정이 너무 흥미로웠다. 초반에는 밴드를 하면서 노래와 연주를 함께 해야 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연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고,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함께 실력이 늘어가면서 본능적으로 너무 재미있다고 느낀 것 같다.
![]() |
↑ 조정석 인터뷰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찾다 보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회차별로 에피소드가 있기 때문에 5명의 주인공 외에도 이들을 둘러싼 모든 인물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병원 안에서 이뤄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보면 직접적인 메시지를 주지는 않지만,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디테일한 감정들과 숨겨져 있는 메시지들이 전달되고 이런 감정 하나하나가 보는 이들에게 여러 메시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관심과 인기는 시즌2로 쏠린다. 시즌 2는 언제쯤 방송되고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시즌 2에 관한 부분은 올 하반기쯤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점 외에는 정말 아는 내용이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큰 것 같다. 미리 내용을 아는 것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다. 작가님이 워낙 글을 잘 써 주기 때문에 특별히 바라는 내용은 없다. 저도 시청자분들과 마찬가지로 시즌 2 자체를 기대하고 있다.
배우 조정석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이익준이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이 작품에 내가 어떤 역할이고, 내가 나오는 장면에서의 나의 롤과 목적을 분석하고 그걸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마찬가지로 익준이란 인물도 열심히 분석하고, 그걸 표현해내기 위해 많이 노력했을 뿐인데 많은 분이 큰 사랑을 주셨다. 요즘은 조정석보다 익준이로 더 많이 불리는 것 같은데, 그저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익준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 친구에 매력에 푹 빠지게 됐고, 배우 조정석도 익준을 통해 조금 더 성장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익준이를 표현하다 보니 평소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정말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다. 함께하며 친밀감이 두터워지고,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감이 점차 높아지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여러 의미에서 이번 작품은 나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이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사랑해준 팬들에게 한 마디 한 다면
사람 냄새가 나는 따뜻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또 힘든 상황 속에서 작지
MBN스타 대중문화부 안하나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