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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리꾼’ 사진=시네드에피 |
3일 오전 영화 ‘소리꾼’(감독 조정래)이 코로나19 피해 확산 우려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조정래 감독과 배우 이유리, 이봉근, 박철민, 김동완이 자리했다. 이들은 작품에 대해 심도깊고,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소리꾼’은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다.
소리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인 만큼 조정래 감독은 “영화는 ‘심청가’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그 안에서 다이내믹한 소리가 나올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학 때도 영화를 배웠는데 ‘서편제’라는 영화가 내 인생을 바꿨다. 임권택 감독과 ‘서편제’라는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라며 “그 덕분에 영화도 하게 되고 소리도 알게 됐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북 치는 자원봉사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 앞에서 공연도 했다. 마치 운명과도 같이 여기까지 왔다. 영화 인생의 시작이 바로 ‘소리꾼’이 아니었나 싶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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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 조정래 감독 사진=시네드에피 |
이유리는 드라마와 영화 등을 넘나들면 연기로 항상 대중을 만났다. 이번 작품에서는 소리가 더해져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소리는 거의 하지 않는다. 소리꾼의 아내라서 소리를 정말 많이 듣는 캐릭터다”라며 소리를 잘 냈다는 말에 “소리를 잘했냐. 제 2의 직업을 찾은 것 같다”라고 능청스럽게 답했다.
이어 “한복 홍보대사다. 한복이 나오는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이번에 원 없이 찍었다. 예쁜 한복은 아니지만 편하게 잘 입고 촬영했다”라고 덧붙였다.
원래 장구와 꽹과리를 많이 했을 만큼 박철민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소리북에 도전했다. 그는 “흉내를 낸다고 열심히 했는데 감독님이 소리 장단을 잘 치시더라. 프로급이시더라. 늘 기를 죽이셨다. 촬영 때도 자기가 찍을 것이 아니지만, 먼저 장단을 치시니 주눅 들어서 제대로 발휘 못 했다. 감독님이 북 치는 걸 좋아하신다. 흥을 돋궈서 촬영을 잘하시려고 한 것 같다”라고 말했고, 조정래 감독은 “이건 겸손이다. 스태프분들과 여기 있는 분들이 박철민의 북 솜씨에 극찬했다”라고 칭찬했다. 이렇게 이번 ‘소리꾼’에서 등장하는 북 소리는 모두 두 사람이 낸 소리라고 해 기대를 끌어올렸다.
첫 영화인 이봉근은 “처음이라 무서웠다. 기다려 주시더라. 정말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뒤로부터는 편해졌다. 없을 때 보고 싶고 지금도 현장이 그리운 영화다”라고 떨림을 전했다.
오랜만에 영화로 찾아오게 된 이유리는 분장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그는 “소리를 잘 모르고 시작했다. 우리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를 느꼈다.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연기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분장이 기억에 남는다”라며 “처음에는 메이크업 27호로 시작했다가 35호로 끝났다. 보통 여성분들이 21호를 쓰는데 27호부터 시작해서 35호까지 간 거다. 굉장히 어두워지고 말라가고 못 먹는 캐릭터로 변해갔다”라고 설명했고, 이를 들은 박철민은 “나는 87호를 썼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동완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다섯 자로 ‘당신과 같은’이라고 표현했다. 당신과 같은 캐릭터라는 의미였다. 그는 “기쁨도 있고 슬픔과 한도 있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무언가를 깨달아가는 인물이라고 감독님이 하더라. 당신들처럼 깨달아가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어서 (이렇게 표현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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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리꾼’ 이봉근 박철민 이유리 김동완 사진=시네드에피 |
이날은 특히 한국 뮤지컬 영화인만큼 배우들은 소리 실력도 자랑했다. 박철민의 경우에는 조정래 감독과 북 배틀도 펼쳤다. 경쾌한 리듬과 주고받는 소리가 마치 랩배틀과 같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이봉근, 이유리, 김동완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소리를 냈고 시원시원한 가창으로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 이봉근은 명장면의 주인공으로 꼽혔다. 상대 배우들로부터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유리는 “이봉근이 연기를 정말 잘한다. 우리의 소리, 우리의 한을 잘 녹여내서 소리 안에 그 ‘소리꾼’의 내용이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이봉근의 매력과 우리 소리가 이렇게 좋구나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대단한 연기자면서 소리꾼이구나를 알 거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이봉근은 “여기 있는 분들이 나를 잘 이끌어주셔서 그렇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겸손을 표현했다.
김동완은 “이봉근은 무대에서 오래 연기하고 노래해서 사람들을 울릴 거라는 걸 의심치 않았다. 그래도 걱정은 됐는데 이유리가 이봉근보다 누나다. 현장에서 정말 와이프처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극을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정말 힘이 쎄구나를 느꼈다”라고 이유리를 꼽은 이유를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철민은 조정래 감독에 대한 미담도 공개했다. 그는 “감독님이 정말 독특한 분이다. 모자를 벗고 보조출연진이 몇 명이든 감사 인사를 전한다. 복잡한 순간에도 ‘정말 고맙다. 여러분 덕분에 원하는 컷 이상으로 나왔다. 잊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더라. 늘 회차마다 저런 모습을 보면서 이 분이 주연배우,
우리의 소리를 몸소 느낄 수 있는 영화 ‘소리꾼’은 내달 1일에 개봉한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