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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연우 감독이 '초미의 관심사' 연출을 맡게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레진스튜디오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영화 ‘분장’(2017)으로 부산영화제 초청,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을 받은 배우 겸 감독 남연우(38)가 두 번째 연출작 ‘초미의 관심사’로 스크린 저격에 나섰다. 지난해 열린 제24회 부산영화제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초미의 관심사’는 엄마의 가겟세, 언니의 비상금을 들고 튄 막내 유리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담았다.
남연우 감독은 ‘초미의 관심사’에 배우 조민수와 치타(김은영)에 이어 합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편견에 관한 음악 영화가 큰 틀이라고 하더라. 배우 조민수 선배님과 김은영 씨가 나온다고 했다. 이전까지 연출은 인생 목표에 없었는데 너무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해봐야겠다 싶더라. 고민할 게 없었다”고 말했다.
남연우 감독에게 ‘초미의 관심사’는 또 다른 도전이기도 했다. ‘분장’으로 연출과 연기를 동시에 맡아 호평을 얻은 그지만, ‘초미의 관심사’는 오롯이 연출만 한 첫 작품이기 때문.
그는 “연출만 하니까 부담감이 진짜 컸다. 제작사에서 처음 제안했을 때 연출도 하고 연기도 하겠다고 했다. 배우로서 갈망이 크니까 시나리오를 쓰면서 어떤 역할을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부담감이 너무 커져서 연출만 하는 것으로 결심했다. 현장을 진행하면서 연출만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초미의 관심사’는 이태원 뒷골목을 누비며 쉴 새 없이 티격태격하는 모녀를 중심으로, 그들이 마주치게 되는 다채로운 인물들과 펼치는 예측불허 추격전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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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연우 감독이 `초미의 관심사`가 편견을 부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레진스튜디오 |
남연우 감독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초미의 관심사’에 대해 “영화를 본 분들이 ’버디 무비’ 같다고 하더라. 버디 무비의 정확한 뜻을 몰라서 검색했는데 바로 나온 첫 단어가 남성이다. 남자 두 명이 콤비로 나와 일을 벌이고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뜻이더라. ‘초미의 관심사’처럼 여성들도 버디 무비의 주인공일 수 있지 않나. 앞으로 ‘초미의 관심사’ 같은 영화가 많이 나와서 버디 무비를 설명할 때 남성이라는 단어를 빼버리고 친구들이, 혹은 인물들로 설명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저 역시도 ‘분장’ 이전이었다면 쉽지 않았을 거예요. 영화 하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하면서 제가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연출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여성으로 살아보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한 친구가 시나리오를 남성으로 썼어도 얼마든지 여성이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거야말로 선을 없애는 느낌이라 좋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초미의 관심사’ 제안이 왔을 때 꼭 도전해보고 싶었죠.”
‘초미의 관심사’는 여성 영화이다. 동시에 인종, 성 정체성, 가족 구성, 직업 등의 다름으로 사회적 차별에 쉽게 노출된 캐릭터들을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편견을 허문다.
남연우 감독은 “‘분장’을 찍을 때 성 소수자를 화면에 다루는 두려움이 커서 실제 트랜스젠더를 소개받아 도움을 받아 촬영했다. 저도 ‘분장’ 이전과 이후로 많이 달라졌다. ‘분장’을 촬영하면서 성장했다. 그 전까지는 제가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편견이 있는 줄 몰랐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편견 덩어리였다. 그래서 ‘분장’에 감사하다. 덕분에 인간 남연우도 성장했다. 문제의식이 생기고 세상을 계속 공부하는 중에 편견에 관한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하게 됐다. 그래서 소수자 캐릭터를 다루는 것에 부담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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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연우 감독이 '초미의 관심사' 제목에 숨겨진 비밀을 공개했다. 사진|레진스튜디오 |
남연우 감독은 영화 곳곳에 웃음 코드를 심어뒀다. 파쿠르를 하는 외국인 캐릭터도 그 중 하나다. 그는 “엉뚱한 걸 좋아한다. 평소에도 개그 욕심이 많은 편”이라며 “추격전에서 외국인이 파쿠르를 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현실에서 가능할까 싶었는데, 운 좋게 외국인 파쿠르 트레이서가 마침 한국에 온다는 글을 SNS에서 보고 연락해 캐스팅했다. 개그는 제 삶의 원동력이다. 처음엔 저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들이 난무해 많이 거둬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음악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남연우 감독은 “영화를 볼 때 음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음악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해 공을 들였다. 음악 감독님이 잘해주셨다. 치타 씨의 노래와 삽입된 노래들을 변주해서 분위기를 살렸다. 재즈를 중심으로 하는데, 재즈의 즉흥적인 면이 엄마와 딸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이란 공간은 누구와 섞이는 것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곳이 아니잖아요. 하루 사이에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조화로운 공간이라서 이태원을 무대로 했죠. ‘초미의 관심사’란 제목도 드라마 ‘방법’의 김용완 감독님 덕에 나왔어요. 감독님의 다른 시나리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