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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트로트’ 전성시대다. 지난해 5월 종영한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트롯’에서 시작해 지난 3월 막을 내린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진 ‘트로트 열풍’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각종 인기 프로그램에 트로트 가수들이 연이어 출연하면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트로트로 세대 통합을 이뤄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너무 뜨거운 열풍 탓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생기고 있다.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는 트로트 편중 현상이 이어지자, 트로트 팬이 아닌 시청자들은 “3주 연속으로 같은 게스트라니 너무한 것 아니냐”, “TV만 틀면 트로트에 같은 게스트. 이제 좀 질린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방송을 보면 전날 A프로그램에 나왔던 트로트 가수가 다음 날 다른 방송사의 B프로그램에 나오고, 라디오 게스트로까지 출연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또 한 번 출연하면 2~3주 연속으로 해당 게스트 편을 편성하는 탓에 ‘지나친 우려먹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렇듯 불만 섞인 목소리에도 각 방송사는 트로트 프로그램 론칭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로트 열풍이 불어 닥친 후 론칭한 프로그램만 해도 SBS ‘트롯신이 떴다’,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TV조선 ‘뽕숭아 학당’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 등 다수다.
포맷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결국 트로트 예능이라는 큰 틀 안에 있기에 신선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트롯신이 떴다’와 ‘뽕숭아 학당’은 주현미,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등 ‘출연진 겹치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동시간대 편성된 두 트로트 프로그램이 한정된 풀 안에서 게스트를 섭외하려다 보니 상도의에 어긋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트로트 프로그램 편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KBS는 올 10월 송가인을 필두로 한 ‘트롯전국체전’ 방송을 앞두고 있고, MBC는 장윤정을 프로듀서로 내세운 ‘최애엔터테인먼트’ 론칭을 예고했다. 여기에 SBS플러스 ‘내게 ON 트롯’ 등 다수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올해 안에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방송사 입장에서 트렌드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거에도 ‘먹방’, ‘육아’, ‘오디션’ 등의 아이템이 인기를 끌 때 각 방송사에서 앞다퉈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내놓은 전례가 있다. 하지만 차별화가 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범람하며 그 인기는 지속되지 못했다. 트로트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방송계의 과도한 트로트 편중 현상에 대해 “과거 유행이 그랬듯, 트로트가 과하게 소비되면 대중이 빨리 피로감을 느끼고 다른 소재로 인기가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열풍을 오래 지속하고 싶다면 너무 과하게 소비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