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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문가영이 '그 남자의 기억법' 종영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함께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키이스트 |
"원래 종영소감 질문을 받으면 ’시원섭섭’이라는 단어를 쓰곤 하는데, 이번엔 섭섭하기만 해요. 너무 좋은 환경에서 함께한 좋은 사람들과 헤어지려니 이번에는 너무 섭섭하더라고요."
시청자도 쉬이 떠나보내기 아쉬웠던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의 히로인, 문가영(24)은 드라마 종영 소감을 묻자 연신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현장마다 호흡할 수 있는 틈이 있는데, 이번 현장은 정말 배려가 넘치는 현장이었어요. 서로 믿어주고 마음껏 해보라고 판을 깔아주신 현장이었죠. 물론 이전에도 그런 현장이 많았지만, 이번 현장은 정말 필요한 타이밍에 와준 작품이기도 하고, 뭘 해도 모든 스태프들이 신경써서 봐주고 신경써서 다듬어주고 으쌰으쌰 정성스럽게 만든 작품인 것 같아요."
그도 그럴것이 모처럼 지상파 안방극장에서 만난 웰메이드 멜로 드라마로 사랑받은 ’그 남자의 기억법’은 비록 평균 5%대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스토리, 연기, 연출 삼박자가 환상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처음부터 끝까지 늘어짐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 작품이었다. 그런 작품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자부심이 될 일이지만, 문가영 개인으로서도 극중 캐릭터인 여하진이라는 인물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큰 호평과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를 끝낸 지 일주일 가량 지났지만, 아직 문가영에게는 드라마 속 여하진의 잔상과 잔향이 그대로였다.
"하진이를 떠나보내기가 너무 아쉬워요. 하진이의 밝고 긍정적인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죠. 고민하지 않고 내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했기 때문에, 장면마다 다 남아있는 게 있어요. 이전 작품들은 빨리 털어버리고 싶었는데,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고 계속 그 마음을 갖고 있죠. 아직은 여기에 젖어있는 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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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문가영이 자신이 열연한 여하진 캐릭터의 매력을 언급했다. 제공|키이스트 |
"너무나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하진을 예뻐해주셨던 것 같아요. 솔직히 여자 팬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여하진이라는 인물에 문가영 말고 다른 대체 배우가 생각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목표였거든요. 그 목표가 달성됐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지금 너무 기쁩니다."
여하진이, 그리고 문가영이 그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솔직함이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초반 4회까지는 자칫 민폐나 오지랖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을 하진이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보여드리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죠. 기존 멜로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에 비해 굉장히 주체적인 캐릭터인데, 작은 것 하나하나가 모여 많은 분들께 좋게 보인 것 같아요."
실제 문가영과 여하진 간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문가영은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서 하진이만큼 직접적이고 솔직하지는 못하지만 하경이와 있을 때라던가, 순간순간 장면마다 내 모습이 많이 투영된 작품이긴 했다"고 답했다.
"사실 애드리브가 많이 들어갔던 작품이에요. 초반에 지인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너 왜 연기 안 하냐’ ’니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러면서요(웃음).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을 꾹꾹 눌러담아 보여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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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가영은 `대상` 배우 김동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우고 의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공|키이스트 |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지상파 멜로 드라마 주연으로 발돋움 한 문가영. 그는 "처음이니까 잘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김)동욱 오빠가 같이 한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어떻게 치열하게 보여드릴까 보다는 내가 가진 걸 어떻게 잘 정리해 보여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주지하다시피 상대 배우는 전년도 연기대상 주인공인 ’연기신’ 김동욱. ’대상배우’의 상대 역이라는 데서 오는 부담은 없었을까.
"부담감도 있죠. 그런데, 보고 배우는 게 많았어요. 오빠가 너무 잘하니까 어쩌지 하는 걱정보다는, 그냥 선배님으로서 내가 의지하고, 선배님이 이끌어준 게 커서 너무 고마워요. 언젠가 다시 작품 같이 하자고도 했어요."
뭇 시청자를 홀린 김동욱의 눈빛 연기가 주는 에너지의 힘은 문가영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그는 "오빠가 워낙 디테일하게 연기하기도 했고, 중반 이후에는 우리 커플을 지지해주시는 시청자도 많아졌고 나도 오빠와 친해지도 하다 보니 로맨스 연기
김슬기와의 ’자매 케미’도 남달랐다고. "하경언니랑은 죽이 너무 잘 맞았어요. 너무 빨리 친해졌죠. 내가 어떤 대사를 쳐도 언니는 다 받아줘서 고마웠고, 연말에 커플상 받자고 할 정도로 너무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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