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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다빈이 N번방 사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제공|넷플릭스 |
깜찍하고 인형 같았던 ‘아이스크림 소녀’의 그림자는 사라졌다. 꾸준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청소년기를 보낸 뒤 성인 배우로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을 통해 파격 변신에 성공한 ‘천생 배우’ 정다빈(20)을 두고 하는 말이다.
정다빈은 지난달 29일 공개된 ’인간수업’에서 예쁜 외모 뒤 냉소를 뿜어내는 반항아 민희로 분해 긴장감을 자아내며 극을 쥐락펴락했다. 돈 없이는 지금의 자리도 관심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에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학교 일진 ‘민희’는 모범생 지수(김동희 분)가 저지른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드라마는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 공개 동시에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정다빈도 마찬가지다. 다음은 정다빈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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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 소녀` 정다빈이 `인간수업`을 통해 성인 배우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제공|넷플릭스 |
A. 주요 배역 4명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발탁됐다. 어떤 역할인지도 말씀해주시지 않아 생각 없이 갔다가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성인이 된 지 두 달 밖에 안됐을 때라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A.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런 일이 현실에서 있을까’라는 거였다. 어렵고 무서운 이야기였다. 그런데 몇 번을 더 읽다보니 메시지가 뭔지 알 것도 같았다. 현실적인 문제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Q. 합격 통보를 받고 어떻게 준비했나?
A. 일단 우리 작품과 가장 밀접한 청소년 성범죄 문제들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사회 문제에 대해 찾아보고 공부했다. 더욱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무섭더라. 캐릭터 자체는 어떻게 해도 내가 이해할 수 없기에, 아니 이해하면 안 되기에 그런 노력은 하지 않았다. 작품 전체를 보면서,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캐릭터를 해석해 나갔다.
Q. 극 중 캐릭터가 성범죄를 연기하는 역할인데
A. 그래서 옹호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이 아이가 불쌍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연민도. 그래서 더 세게, 거칠게 표현했다. 그 과정도, 연기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촬영기간 내내 많이 울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감정을 추스르게 해주셨고,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성인이 된 후 첫 작품이라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A. 그렇다. 극심한 부담감, 압박감 속에서 어렵게 선택했다. 그만큼 더 잘하고 싶었다.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나라는 매개체를 통해, 작품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의미 있게 다가왔고 책임감도 느꼈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Q. ’인간수업’ 공개 시기에 비슷한 사건이 터져 크게 이슈가 되기도 했다.
A. 무척 놀랐다. 아니 슬펐다. 우리는 이미 1년 전에 찍은 건데 N번방 사건이 이 시기에 정말로 터졌으니까. 끔찍한 일들이 모두 사실임이 드러났으니까. 많은 분들이 그래서인지 더 우리 작품을 거론해주시는 것 같다.
N번방 사건 자체가 요즘은 많이 가라앉은 것 같다. ’인간수업’이 발화점이 돼 관심을 환기시키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생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10대 성범죄뿐만 아니라 학교 폭력 등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 만큼 사회문제에 대해, 그 원인에 대해, 청소년들에 대해 모두가 함께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②에 계속)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