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이제훈 “바닥까지 끌어내린 ‘사냥의 시간’, 도망치고 싶기도”

↑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 촬영 당시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공|넷플릭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사냥의 시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이제훈은 만족스러운 결과물 이면의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영화에서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주인공 ’준석’ 역을 맡은 이제훈. 윤성현 감독이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제훈을 생각하며 준석 캐릭터를 그려 나갔다”고 밝혔을 정도로 깊은 신뢰를 받았다. 그에 따른 책임감 역시 남달랐을 터.
이제훈은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모르겠다”며 수줍게 웃더니 “‘파수꾼’을 함께 찍으면서 다양한 모습을 봤을 텐데 아마도 폭력적인 면을 봤다 보다”는 재치있는 농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어떤 상황에 대한 부조리함을 표현하는데 있어 윤성현 감독님에게 거칠게 피력한 모습들을 ’준석’에게 투영시킨 게 아닌가 싶다”면서 “준석은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벗어나려고 노력하지 않나. 내가 연기할 때 열정적으로 모든 걸 쏟아내며 돌파해가는 모습을 감독님이 준석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준석이라는 인물을 읽을 때 이질감이 없었다. 캐릭터를 분석하기보다 상황에 대한 부분을 느끼는 게 주력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을 통해 성숙해졌다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넷플릭스

그러면서 “사실 이보다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작품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도망치고 싶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저를 이 정도로 바닥까지 내리게 하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지쳤었어요. 촬영, 프로덕션 기간도 길었고 계속 쫓기는 준석으로 살아가면서 이러다 황폐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안팎으로 도전과 난제를 거듭하며 뼈아픈 진통의 시간을 겪었단다. 이제훈은 “그럼에도 재밌는 건 ’사냥의 시간’ 세계에서 빨리 도망가고 싶었는데 끝나고 나니 나를 많이 성장시켜 줬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뿐”이라며 “앞으로 겪을 수 있는 안 좋은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단담함을 배웠다. 어떤 면에서든 성숙해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제훈은 ‘사냥의 시간’이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치열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저의 경우는 영화 스토리에 있어서 ‘어떤 생각과 의도가 있었을 텐데’를 곱씹고 찾아내는 재미를 즐기는 편이에요. 확고한 부분이 있으면 그렇게 가는 거고 여운이 남고 생각되는 작품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