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만나는 야외 음악 페스티벌 '핸드'가 공연 관람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했다.
2020년 첫 번째 음악 페스티벌 'Have A Nice Day On your H.AN.D(해브 어 나이스 데이-온 유어 핸드. 이하 '핸드')가 지난달 30일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걸려있는 무관중 비대면 온라인 야외 음악 페스티벌을 성료했다.
JTBC Entertainment와 DJ티비씨 2곳의 유튜브 채널로 송출된 이날의 공연은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쳐파크 야외특설무대에서 10시간 동안 생중계로 진행됐다. 전 세계 각국의 누적인원 22만 명 접속에 총 재생시간 3년 반이라는 결과와 더불어 희망과 위로를 전했다.
비록 관중은 없었지만 아티스트와 스태프를 대상으로 한 현장의 방역 시스템은 철저했다. 모든 공간을 통제한 후 모든 인원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소독작업을 펼쳤다. 음료를 비롯한 모든 개인 음식물에 이름을 적어놓을 정도로 만전을 기했다.
온라인으로만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완벽한 퀄리티 조성을 위해 프로덕션 역시 오프라인 페스티벌에 준하는 수준으로 준비됐다. 장시간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음향, 조명, VJ를 비롯한 모든 오퍼레이터와 중계진을 두 팀 꾸렸다.
페스티벌의 첫 문을 연 건 러비. 인생 최초의 페스티벌 출연임을 강조한 러비의 무대는 랜선 밖 나들이를 나오지 못하는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했고 공연 후반에는 소란의 보컬 고영배가 피처링으로 깜짝 등장했다. 이어 최근 훈남듀오로 떠오르고 있는 훈스가 출연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마인드유에 이르러 봄기운은 만개했다. 특별히 게스트보컬로 소각소각이 함께하며 채팅창은 '랜선 떼창'의 물결을 이뤘다.
새 앨범 발매 이후 첫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다는 스텔라장은 기타, 루프스테이션 등 여러 악기를 연주하며 빈틈 없는 공연을 선보였고, 발라드 거목으로 성장 중인 이민혁이 남다른 음색과 입담을 선보이자 '목소리로 당충전' 등 재치 있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핸드 전회 출연에 빛나는 치즈는 그 상징적인 의미답게 무대에서 핸드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온라인 관객들에게 저마다의 추억과 즐거운 여행을 안내했다.
윤딴딴은 채팅창이 가장 뜨거웠던 아티스트. 특유의 재치있는 가사와 후크를 선보일 때마다 관객들은 저마다의 이모티콘과 문장들로 화답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그_냥은 초저녁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대에 공연한 만큼 동화 같은 영상과 파스텔톤 조명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소란은 페스티벌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소란의 보컬 고영배는 MC석에서 잔디밭을 가로질러 바로 무대에 오르며 공연을 시작했고 단독 콘서트에서 선보이던 특수 효과, 브라스 세션, 영상과 조명, 무대 안팍을 넘나드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헤드라이너로 오른 10CM는 본인이 부르고 싶었던 곡 중 랜선 떼창이 가능한 것들을 추려 무려 11곡을 선사했다. 조금은 서늘했던 밤공기를 닮은 대표곡 '스토커'가 울려 퍼지자 인근 호텔 베란다에서 핸드폰 조명을 좌우로 흔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환 시간을 가득 채운 아티스트들의 인터뷰도 큰 즐거움 거리였다. 이미 최고의 MC로 자리매김한 소란의 고영배는 무려 10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특유의 편안하고도 재치 넘치는 분위기를 이끌었고, 각 아티스트마다 공연이 끝난 후 실시간 채팅을 함께 읽었다.
또 방송 사이사이에 소개된 역대 핸드 하이라이트 장면과 주최 측이 팬들을 대신해 준비한 아티스트별 슬로건 등이 잔재미를 더했다.
'핸드'는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의료진들을 비롯, 각자의 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는 온라인 관객들,
무대에 오른 아티스트 역시 저마다의 표현으로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번 페스티벌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에 화답하듯 SNS 상에선 이날 하루를 즐기는 관객들 저마다의 모습이 게재되며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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