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찾아’ 서강준이 ‘늑대의 은빛 눈썹’의 그 외로운 소년이었다. 이를 깨달은 박민영은 서강준을 뜨겁게 끌어안았다.
30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극본 한가람, 연출 한지승, 장지연, 제작 에이스팩토리, 이하 ‘날찾아’) 9회에서는 행복을 두려워하게 된 임은섭(서강준)의 과거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는 진짜 사람을 찾아 떠났지만 결국 찾지 못해 혼자 외롭게 죽었다는 ‘늑대의 은빛 눈썹’ 이야기 속 소년이었다. 사실 추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 목해원(박민영)만큼이나 마음이 추웠던 그였다. 서로의 겨울을 알아본 둘은 있는 힘껏 안아주며 따스한 온기를 나눴다.
아름다운 윤슬이 반짝이는 강가를 바라보며 뜨거운 입맞춤을 나눈 해원과 은섭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수정 같은 눈동자 안에는 오롯이 서로만이 담겼고, 오랫동안 눌러온 감정이었던 만큼 더 뜨겁게 타올랐다. 하지만 꿈만 같던 시간이 끝나고 책방으로 돌아온 은섭은 쏟아져 내리는 어둠과 함께 깊은 사색에 빠져들었다.
은섭은 그토록 바랐던 해원에게 닿는 순간 미치도록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만큼 마음 속엔 오랜 과거에서 시작된 불안도 꿈틀대고 있었다. 행복이 절정에 놓인 순간 눈앞에서 사라지는 경험했기에, “따뜻하고 다정한 것들이 전부 불안했다”. 그에게 행복이란 모래 위에 지어놓은 모래성처럼 단숨에 사라지는 위태로운 것이었다. 차라리 행복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면 이리 무섭지도 않을 텐데, 이미 그 달콤한 순간을 맛봤고, 그것이 사라진 뒤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점점 커져만 가는 해원을 향한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빛이 저물어 어둠 속에 살고 있던 은섭에게 따사로운 봄 햇살이 다시금 드리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캄캄한 어둠 속에만 갇혀 살지 않기로 다짐했고, 그곳에서 나와 조심스럽게 햇빛 안으로 한 걸음 발을 내디뎠다. 인생에서 가장 밝게 내리쬐는 빛 안으로 들어온 은섭의 얼굴은 어느새 스며든 햇살만큼이나 밝아져 있었다.
그 시각 북현리에 홀로 남은 해원은 마음을 졸였다. 서울 가서 연락한다던 은섭이었는데, 호두하우스의 전화기는 고장 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종일 조용했기 때문. 혹 그 날의 일을 실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지 애가 탔다. 그래서 돌아온 은섭에게 투정 아닌 투정도 부려봤다. 이를 단번에 눈치챈 은섭은 “실수 아니야. 그럼 한 번 더 하고 실수 아닌 걸로 해”라며 또다시 입을 맞췄다. 빈틈없이 서로를 꼭 안은 두 사람에게 황금빛 햇살이 듬뿍 내려왔다.
해원이 은섭의 가장 밑바닥의 시간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한결 더 단단해졌다. 종필(강신일)과 여정(남기애)은 은섭의 친부모가 아니었다. 그는 본래 부랑자인 친아버지와 함께 산속을 누비던 아이였다. 남들이 뭐라 할지언정 아버지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은 그에게 찬란했던 봄날이었다. 그러나 행복을 주던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그렇게 남겨진 어린 은섭을 발견한 건 현재 부모가 되어준 종필과 여정. 행복이 사라지면 불행이 찾아와야 하는데, 다정한 손길로 자신을 씻겨주고 야밤에 자신의 옷까지 사 오는 종필과 여정은 한없이 따뜻하기만 했다. 그래서 은섭은 더 불안했고, 더 두려웠다. 이 세상 모든 행복이 무서웠던 이유였다.
그의 깊은 내면의 불안을 알게 된 해원은 생각했다. “네가 그 소년이었구나. 너도 그 소년이었구나. 너도 나만큼 추웠구나”라고. 그리곤 언제가 했던 말처럼 은섭을 빈틈없이 꼭 끌어안았다. 하지만 은섭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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