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훈은 뒤늦게 개봉하는 영화를 둘러싼 우려에 남 탓을 하기 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봤다. 제공|강철필름 |
“예능과 연기를 병행하는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 혼란을 겪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과도기에 있는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대로 칼을 갈고 있죠. 본업인 연기를 잘 하면 모든 게 해결될 일이니까.(웃음)”
유쾌하면서도 시원시원하고 은근 속도 깊고 겸손하다.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로 스타덤에 올라 본업인 배우로 오랜만에 극장 관객과 만나는 배우 성훈(37)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의 신작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이 나타난 뒤,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극과 극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전설의 멜로영화 ‘동감’(2000)을 연출한 김정권 감독의 신작이자 성훈이 대세 반열에 오른 뒤 처음 선보이는 스크린 주연작이다. 3년 전 이미 촬영을 마쳤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제야 개봉하게 됐다.
“(개봉을)기다리고 기다렸는데…”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성훈은 “많은 분들이 봐주시길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굳이 마스크를 쓰고 극장으로 와달라고 말씀드리기가 죄송스럽다”며 코로나19 확산 속 개봉에 미안해 했다.
벌써 데뷔 10년차지만 연기보단 예능으로 인지도를 얻은 만큼, 본업인 배우로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연기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하다는 그였다. “그동안 긴 호흡의 일일극이나 주말극에서 세고 묵직한 걸 많이 해와 그런지 이런 가벼운 터치의 연기를 하고 싶었어요. 판타지를 접목한 장르도 신선했고 무엇보다 안 해본 역할에 대한 반가움이 가장 컸죠.”
↑ 성훈은 `나 혼자 산다`에 대한 애정과 함께 본업인 연기에 대한 갈증을 고백했다. 제공|강철필름 |
성훈은 “촬영 당시에는 코미디로서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요즘 분위기를 보면 상당 부분 위험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걱정도 되고 아쉽기도 하다. 너무 깊게 보지 말고 캐릭터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연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요즘 작정하고 칼을 갈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를 보고 난 뒤 정말로 ‘하나만 걸려봐라’라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 누군가는 예능 때문에 연기 에너지를 빼앗기는 게 아니냐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확실하게 아니라고 답할 수 있어요. ‘나 혼자 산다’ 덕분에 카메라 울렁증도 극복했고 사람에 대한 소중함, 팀워크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깨닫게 됐거든요. 아쉬운 마음이 들거나 선입견, 혼란을 드렸다면 그건 (배우로서의) 제 부족함 때문이에요.”
그는 단호했고 솔직했으며 열정적이었다. 성훈은 “반드시 극복해 낼 거고 보여드릴 거다. 당시의 내겐 최선이었지만 그 진심과는 별개로 분명 부족했다. 어떤 평가든 겸허하게 받아드릴 것”이라면서도 “(내 부족함과 상관없이) 좋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 해 고마웠고 행복했다”며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나쁜 습관은 고치고 좋은 모습은 잘 다듬어서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모습으로 많은 분들과 다시 만나고 싶어요. 그러려고 바쁘게 뛰며 노력 중이고요.”
그러면서 성훈은 지난 연기 생활을 돌아보며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지금은 ‘잘 버텨왔다’고 응원해주고 싶다. 첫 드라마가 너무 강렬해 좋은 시청률에도 필모그래피가 다양하지 못하고 많이 성장하지도 못했다. 후회하고 아쉬워하기 보단 더 열심히 달려 나갈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가장 행복하고 신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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