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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당’에 출연한 작곡가 이호섭이 화제다.
이호섭은 24일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화요초대석’ 코너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호섭은 '다함께 차차차', '찰랑찰랑' 등 다수의 히트곡을 만들어낸 작곡가다.
이날 이호섭은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인생사를 고백했다. 이호섭은 "3살 때 큰어머니에게 입양됐다"고 밝혔다. 큰 어머니는 이호섭을 친자식보다 더 애지중지해서 키워주셨다고.
이호섭은 자신을 키워주신 큰 어머니의 바람에 따라 판사의 꿈을 키웠고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집안 어른으로부터 “너는 연좌제가 걸리니까 고시 공부 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이호섭은 "큰어머니 남편, 그러니까 호적상 저희 아버지가 옛날에 글을 좀 배우신 분이다. 일찍 학문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좌익 활동을 하시게 된 것이다. 해방을 맞이하고 나서 정부에서 남쪽에서 좌익을 하시는 분들에게 자수를 하라고 했다. 아버지께서는 결혼도 했으니 살림을 꾸려야겠다고 생각해 자수를 했다"는 사연을 밝혔다.
이어 이호섭은 "그 후 6.25 전쟁이 발발하고 군사적 정보를 그 쪽에다가 흘린 분들이 극히 일부 계셨던가보다. 이런 사이에 저희 아버지가 어느 날 아침에 끌려나가 총살을 당하셨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호섭은 연좌제로 인해 사법고시에서 낙방할 수 밖에 없었다며 "처음부터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었던 것"이라고 씁쓸해 했다.
이후 이호섭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이호섭은 "순간적으로 약한 마음에 '살아서 뭐하냐'라는 생각에 낙동강에 몸을 던졌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강물에 떨어졌다. 그런데 큰어머니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 가치는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했을 때 알게 된다. 죽을 때 사람은 곱고 아름답게 죽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때 '한번만 살려 달라. 그러면 험한 꼴로 죽지 않겠다'고 기도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호섭은 "이후 누군가 바늘 뭉치로 나를 찌르더라. 하늘에서 내리는 비였다. 죽을 수 있는 용기로 산다면 내가 해낼 수 없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그 순간부터 제 얼굴에 수심이나 걱정, 원망이 사라지고 웃음 지으며 살게 됐다"고 이야기 했다.
음악가의 길에 들어선 이호섭은 처음에는 작사가로 시작해 문희옥의 '천방지축'과 박남정의 '사랑의 불시착'의 작사하며 인기 작사가로 떠올랐다. 이후 1991년에 발표한 설운도의 3집 앨범 타이틀 곡 '다함께 차차차'로 작곡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호섭은 이자연의 '찰랑찰랑', 김혜연의 '그대를 사랑해'
이호섭은 KBS 장수 음악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으로 오래 활동했으며, 지난 1월 MC 송해가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 녹화에 불참하게 됐을 때 대체 MC를 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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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