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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지구 자전축의 절묘한 기울기가 바자우족과 훔볼트 펭귄의 비밀을 풀어주는 열쇠였다.
19일 방송된 KBS1 공사창립특집 4부작 UHD다큐멘터리 ‘23.5’ 3부 ‘보이지 않는 손 : 해류’가 짜임새 있는 구성과 압도적인 영상미로 5.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전주 대비 1.3% 상승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23.5도 기울어진 자전축으로 인해 만들어진 바람과 해류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태양이 작렬하는 페루의 사막에는 남극에서만 볼 수 있을 법한 펭귄이 살고 있다. 이들은 훔볼트 펭귄이다. 이곳에는 무려 50여만 마리의 가마우지와 수많은 펠리컨과 바다사자도 함께 모여 산다.
남극에서 출발해 페루 해안으로 흐르는 훔볼트 해류와 안데스 산맥에서 내려오는 바람이 페루 해안을 전세계 최대 어장 중 하나로 만들었고, 훔볼트 펭귄을 비롯한 수많은 새들 또한 이곳에 터를 잡고 살게 했다.
남극에 있어야 할 훔볼트 펭귄은 적도 사막에 적응하기 위해 얼굴에 분홍빛 맨살이 드러나도록 진화했고, 서늘한 곳에 집을 마련한다.
해류와 바람으로 페루와 연결된 인도네시아에는 바다의 유목민이라 불리우는 바자우족이 살고 있다.
잠수 시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뇌, 심장, 폐 등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도록 유전자 변이가 이뤄진 바자우족은 5분 동안 잠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바다에서만 살아온 바자우족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카누가 있는데 이 카누에는 ‘아우트리거’라는 특별한 장치가 있다. 이 장치로 인해 먼바다까지 나가 사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는 바자우족의 후손으로 보이는 베조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바람과 해류를 따라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베조족은 얼굴이 동남아시아인과 닮은 데다가 쌀을 주식으로 하고 결정적으로 ‘아우트리거’가 있는 카누를 만들어 써 바자우족과 같은 뿌리를 갖고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바자우족이 카누로 인도네시아에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 펭귄이 남극에서 적도의 사막에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람과 해류 때문에 가능했음을 ’23.5’는 보여주었다.
‘23.5’는 전 지구적으로 순환하는 바람과 해류 중 남극에서 시작한 해류는 페루와 인도네시아, 마다가스카르를 거쳐 다시 남극으로 돌아온다며
이 놀라운 조화가 인도네시아의 바자우족과 8천 km 떨어진 마다가스카르의 베조족이 한뿌리라는 것과 적도 사막에 훔볼트 펭귄이 살게 된 비밀을 풀어준 열쇠였다.
KBS1 UHD 대기획 '23.5' 4부 '호흡은 깊게 : 고산'은 오는 26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