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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고 있습니까’ 리뷰 사진=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 포스터 |
'사랑하고 있습니까'(감독 김정권)는 사랑의 해답을 알려주는 기묘한 책을 만난 후, 마법처럼 뒤바뀌기 시작한 ‘너무 다른' 두 청춘남녀의 특별한 사랑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다.
카페 안에서 펼쳐지는 사랑,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의 사랑 이야기는 흔하디흔한 로맨스 소설의 단골 소재다. ‘사랑하고 있습니까’도 카페 안에서 펼쳐지는 사장과 아르바이트생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다만 치매 어머니와 딸의 휴먼 스토리와 판타지가 곁들어졌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사랑에 관해 질문을 던진 후 책을 피면 해당 책 페이지에 나오는 글귀처럼 이뤄진다는 판타지는 결코 설렘을 주지도 않았고, 그 책에 의존하는 소정(김소은 분)의 모습 역시 공감하지 못했다.
또한 남자 주인공인 승재(성훈 분)는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부터 만들어진 인물로 보인다.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서툴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감정의 격함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 있어 우악스럽게 보일 정도다. 1990년도에는 강인하고 남자다움을 표출하는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도입부부터 승재가 소정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관객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갑작스러운 감정표출은 두 사람의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없는 진입벽을 만들어냈다.
또한 관객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5G급의 감정선 역시 몰입할 수 없게 만들었다. 두 인물의 시그널은 관객이 도저히 찾을 수 없을 곳에 숨겨져 있었고, 후반부에 몰아넣은 플래시백이 이를 증명한다. 조각내듯 편집된 장면들은 분위기의 전환이 아닌 감정선의 마침표를 찍는 듯했고, 장면 사이의 연결고리를 억지로 끼워 맞춘 듯 했다.
논란이 될 만한 장면도 있었다. 승재가 차 안에서 잠든 소정을 몰래 촬영한 장면. 이 장면은 '사랑하는 감정이 있으면 괜찮다'라는 생각으로 장면을 삽입한 듯 싶지만 현 시대를 간과한 장면이었다. 충분이
멜로는 사랑을 하고 싶게끔 만드는 감정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랑하고 있습니까’는 던져놓은 인물의 감정보다는 극적장치를 설명하고 수습하기에 급급해하면서 두 인물의 멜로 감정을 심도 깊게 표현하지 못한 점에 있어 무척이나 아쉬움을 남긴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