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인트’ 상철 선배로 알려진 배우 문지윤이 급성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36세. 너무 이르고 갑작스러운 이별에 연예계에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19일 배우 하재숙은 비보를 접하고 가장 먼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추모 글을 올렸다. “우리 지윤이 처음 방송 시작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누나 다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같이 소주잔 기울여주던 내 동생”이라며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안하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먼 시간 뒤에 다시 웃으면서 꼭 만나자. 누나 시집간다고 직접 그려 선물해준 그림처럼 자유롭게 훨훨 날아다니렴. 누나가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 정말 이 말은 안 하고 싶은데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배우 박해진도 4년 전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호흡을 맞춘 인연을 떠올리며 “착하고 좋은 사람이니 좋은 곳에서 편안하길 진심으로 간절히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박해진은 “동갑내기 친구로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는데, 말이 없고 자기 할 일을 묵묵히, 그리고 잘 하는 배우였다”고 고인을 기억하며 “촬영장에서 수다를 떨기 보다는 늘 말 없이 대본을 보던 모습이 생생하다.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 높았던 ‘상철 선배’로 문지윤씨 만한 분이 없어 영화도 1번 캐스팅이었다”며 배우로서 활짝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떠난 고인의 재능을 아까워했다.
배우 이상윤 역시 SNS에 “누구보다 어른스럽고 섬세했던 지윤이...”라는 글과 함께 고인의 사진을 올리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상윤은 “조용히 힘든 이들에게 위로의 손을 내밀던...많은 이에게 힘을 주던 그 섬세함에 가끔은 스스로 힘들어하기도 했던 걸로 아는데...부디 하늘나라서는 편하게 지내기를...”라고 적었다.
평소 고인과 친분이 있던 래퍼 후니훈도 SNS를 통해 슬픈 마음을 전했다. “그곳에선 하고 싶은 연기 마음껏 펼치고, 감독도 하고 미술감독도 하고 네 머릿속에 있는 거 다 끄집어내서 웃고 즐기길 바랄게”라며 “너와의 추억이 갑작스럽게 뇌리를 스치는 날이 될 줄은 몰랐어. 너무 가슴 아프고 슬프다. 지윤아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림 같이 그리자고 한 말, 같이 컬래버레이션하자고 한 말, 형이 그려놓을게. 이 말을 하고 싶었나봐. 잊지 않을게 지윤아. 보고 싶을 거야 지윤아. 이름 불러볼게 지윤아. 기억할게 사랑해. 미소가 예쁘고 따듯하고 순수한 배우이자 작가 문지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영화 ‘불한당’에서 인연을 맺었던 변성현 감독 역시 고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토로하며 사진을 공유했다. 변 감독은 “사탕 발린 말 따위는 못하는 사회생활 젬병에, 무뚝뚝하게 던져지는 일만 하는 네가 참 안쓰러웠고, 근데 또 그게 좋았다. 적어도 본인한테 안 부끄러운 사람이었거든. 문지윤은 참 약한 사람인 걸 알았어. 그래서 쓴소리도 했고 실망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약한 모습을 드러낼 줄 아는 용감한 사람이기도 했구나. ‘형 우리 언제 봐요’ ‘어, 나중에 시간 맞춰서 보자’ 후회스럽다. 미안해”라고 적었다.
또한 “어쩌면 너의 소망처럼 문지윤은 많은 사람들 기억 속에 남는 명배우는 아닐 수도 있어. 근데 널 아는 모든 이들에게 문지윤은 좋은 사람이었다고 확신한다”면서 “정직함, 정의로움, 따뜻함.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보다 훨씬 가치 있는 것”이라고 했다.배우 김산호도 SNS에 짤막한 추모글을 게재했다. 문지윤의 사진과 함께 “편안한 곳에서 쉬어라 지윤아”라고 애도를 표했다. 핸드볼 선수 출신 최현호는 “지윤아 그곳에서 편하게 쉬도록 해. 거기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지내”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문지윤은 18일 오후 8시 56분쯤 급성 패혈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가족이엔티는 “인후염 증세가 최근 심해져 16일 병원에 입원했다.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로 옮겼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코로나19 감염 관련 의문에 대해서는 “아니다”고 밝혔다.
1984년생인 문지윤은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로 데뷔해 18년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데뷔작 ‘로망스’에선 극중 최관우(김재원 분)의 동생 ‘최장비’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tvN ‘치즈인더트랩’을 비롯해 KBS2 ‘쾌걸춘향’, SBS ‘일지매’, MBC ‘선덕여왕’, MBC ‘메이퀸’, MBC ‘역도요정 김복주’에 출연해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2016년 방송된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상철 선배 캐릭터를 원작 웹툰과 높은 싱크
한편, 고인의 빈소는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낮 1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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