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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응수가 KBS 다큐 '23.5'에 내레이션을 맡게 된 계기와 소감을 밝혔다. 제공|KBS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배우 김응수(59)가 목요일 안방극장을 찾았다. 친근하면서도 인간적인 목소리로 KBS1 공사창립특집 4부작 UHD 다큐멘터리 ‘23.5’ 내레이터로 변신한 것.
지난 3일 첫 방송된 ‘23.5’는 지구의 기울어진 자전축이 빚어낸 자연과 생명의 기적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3.5°, 이 지구의 자전축 덕분에 북극과 남극은 순서를 바꿔가며 얼어붙고, 적도의 뜨거운 열기는 지구 곳곳에 바람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역동적인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지구의 리듬을 담기 위해 ‘23.5’ 제작진은 3년여 동안 남극과 북극, 인도, 남수단, 인도네시아, 페루, 히말라야, 안데스산맥 등을 넘나들었다. 그리고 그 생명의 기적을 최첨단 4K 카메라와 특수촬영장비를 통해 UHD 초고화질의 생생한 영상으로 담아냈다.
김응수는 앞서 공개된 1부 ‘봄날의 전투’에 이어 12일 2부 ‘기다림의 조건 : 건기’, 19일 3부 ‘보이지 않는 손: 해류’, 26일 4부 ‘호흡은 깊게 : 고산’ 편에도 내레이터로 참여한다. ‘기다림의 조건: 건기’ 내레이션 녹음을 마치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김응수는 바쁜 일정 중에도 시간을 내 ‘23.5’를 깨알 홍보했다.
김응수는 “팩추얼 드라마 ‘임진왜란 1592(2016)’를 하면서 교양국과 인연을 맺게 됐고, 다큐 ‘글로벌 다큐멘터리-와일드 웨스트’(2016) 내레이션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제의를 줘서 함께하게 됐다”며 “이번 내레이션을 하면서 지구의 자전축이 똑바르지 않고 기울어져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새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지구가 아름답다는 걸,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꼈죠. 우리가 물을 더럽혔을 때, 어떻게든 피해가 생겨요. 오늘도 녹음하면서 새 한 마리가 집을 짓는 장면을 봤어요. 산소가 없으면 저도 죽고 새도 죽겠죠. ‘그 새가 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구의 축이 23.5도 기울어져 회전하는 것 때문에 건기 우기도 옵니다. 건기와 우기 속에서도 생명체들이 살아가요.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생명체들을 보면서 지혜를 느끼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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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 연기자 김응수가 연기와 내레이션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제공|KBS |
베테랑 연기자인 그지만, 다큐와 연기는 또 다른 영역. 김응수는 어떻게 하면 제작진이 고생해서 찍은 다큐를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내레이션에 신경을 썼다고.
그는 “다큐는 논픽션이고, 드라마 픽션이다. 당연히 말에 전달 방식이 달라야 한다. 드라마는 어느 정도 꾸며야 하지만, 다큐는 제작진이 고생해서 찍어온 영상을 보고 자연적인 것들과 역사적인 사실을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설교식으로 해서도 안 되고, 오버해서도 안 된다. 다큐를 보는 시청자들이 영상을 보는데 거슬리면 방해가 되니까. 자장가를 불러준다는 기분으로 듣기 싫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김응수는 생활 속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식당가도 물수건을 쓰지 않거나, 종이컵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종이컵 안 쓴지도 수십 년이 다되어 간다. 평소 물을 적게 쓰려고 노력하고, 쓰레기도 함부로 버리지 않으려고 한다. 실천 가능한 걸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를 좋아해서 촬영장에도 보온병을 들고 가거나 한다. 지구 온난화나 이런 걸 보면 인간이 환경을 파괴하는 대가를 받고 있지 않나. 작년 겨울도 춥지 않고,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았다. 이런 것들이 인간의 업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10년, 20년을 그냥 살다 보면 더 많은 재앙과 재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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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에 관심이 많다는 김응수는 '23.5' 다큐를 보면서 다시 한번 지구의 아름다움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제공|KBS |
김응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국민도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고 경제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일주일 전, 대전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의 절망적인 표정에 울컥해지더라. 모두가 힘든 상황이다. 빨리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에 ‘23.5’를 녹음하면서 지구가 얼마나 넓고 광활하고 아름답고 과학적이고 환상적으로 아름다운지 느꼈다. 많은 분이 ‘23.5’를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