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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문이 열리면 공포의 시작? 그 문, 잠그고 싶다'
무섭지도, 웃기지도, 슬프지도, 딱히 경각심을 깨우지도 못한다. 무엇보다 재미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관객에게 심각한 난제를 떠안기고 퇴장하는, 제작 의도가 가장 미스터리한 ‘클로젯’(감독 김광빈)이다.
영화는 교통 사고로 아내를 잃고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능력 있는 아빠 상원(하정우)이 딸과의 소원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갔다가, 그 집의 괴기한 벽장과 마주하게 되고, 급기야 하루 아침에 아이를 잃어버리면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다. 정체불명의 퇴마사 경훈(김남길) 조력자로 등장해 아이를 찾기 위해 함께 고군분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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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지기까지, 약 전반부 20분을 제외하고는 스릴이나 긴장감이 전혀 없다. 아이를 잃어버린 절망의 상황에서 만난 조력자는 웃기지도 않는 개그를 쉴 새 없이 날리는데다 연이어 펼쳐지는 퇴마 의식은 어설픔 그 자체다.
우여곡절 끝에 벽장문 너머의 진실이 드러나지만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다. 진부하고도 올드한 클리셰에 모성 코드와 신파의 반복된 버무림은 지루함을 극대화시킨다.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펼쳐지는 괴상한 판타지에 급작스럽게 ‘아동 학대’ 메시지를 던지며 매듭짓는 결말은 또 얼마나 난감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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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부분도 기댈 곳이 없으니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영화의 매력은 마이너스로 치닫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영화의 러닝타임이 100분이 채 안 되는 98분이라는 점이다. 오는 5일 개봉한다. 15세이상관람가.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