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호불호는 갈릴 지라도, 분명한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한 B급 코미디 맛 집이다. 물 만난 권상우와 (오랜 만의 코미디에도) 감을 잃지 않은 정준호, 코미디 연기의 모범생 이이경이 뭉쳐 완성한 ‘히트맨’(감독 최원섭)이다.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에이스 비밀요원 준(권상우). 인간 병기 부대인 ‘방패연’이라는 비밀 프로젝트의 전설적 요원으로 활약하지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꿈을 위해 죽음으로 위장,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힘들게 얻은 새로운 삶, 그리고 웹툰 작가의 꿈. 하지만 현실은 짠내 그 자체다. 연재하는 작품마다 악플 세례에 집에서는 골칫거리 가장이자 아빠. 술김에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그려 하루아침에 초대박이 나지만 이로 인해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고야 만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똑똑한 메가폰이다. 액션과 코믹이 다 되는 권상우를 비롯해 배우들의 강점을 탁월하게 살려내며 자유자재로 활용, 전개는 빠르고 B급 개그는 다채롭고도 고르다. 샛길로 빠지지 않은 담백한 톤 조절과 웹툰을 활용한 신선한 비주얼, 기대 이상의 액션으로 알찬 완성도를 자랑한다.
유쾌한 병맛 유머와 아재 브로맨스를 주재료로 다채로운 부재료와 맛깔스러운 양념을 적절한 비율로 버무려 놨다. 소재의 신선함을 훼손하지 않았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스토리의 짜임새도 장르적 한계 안에서 기대 이상의 쫀쫀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현실 연기와 비현실적인 만화적 소재가 편안하게 맞물려 유치한 이야기임에도 몰입에 어려움이 없다.
다만 대중성 부분에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감독과 배우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