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봉준호 감독(오른쪽)과 주연 배우 송강호가 활짝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제공ICJ엔터테인먼트 |
올해 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과 작품을 꼽는다면, 단연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이 아닐까.
한국 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데 이어, 내년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기생충’. 국내에서는 이미 천만 영화로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각종 영화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그야말로 ‘기생충의 해’였다.
‘옥자’ ‘설국열차’ ‘마더’ ‘괴물’ ‘살인의 추억’ 등 다양한 작품으로 이미 ‘감독들의 스타’로 불려온 봉준호 감독은 지난 100년간 수많은 영화인들의 피와 땀 열정의 역사를 딛고 비로소 새로운 문을 열었다.
개봉 직전 ‘가족 희비극’이라는 소개 외에 세부 내용은 비밀에 부쳐 기대와 궁금증을 모았던 ‘기생충’. 본래 사회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대비되는 따뜻한 메시지, 맛깔스러운 양념인 소소한 재치와 유머로 독보적인 세계관을 보여 온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 대한 미스터리만 남긴 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진출 소식을 먼저 알렸다.
워낙 쟁쟁한 작품들이 많아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았으나 작품의 베일이 벗겨지자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칸 현지에서 외신의 극찬이 이어지던 가운데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품에 안은 것.
한국 영화계는 감격 그 자체였다. 전 세계 영화 시장에서 한국 영화의 도전, 그리고 발전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기 때문.
금의환향한 ‘기생충’은 지난 5월 30일 국내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역대 5월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올해 네 번째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은 연말 영화 시상식에서 주요상을 휩쓸었다. 특히 지난달 열린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생충’이 받을 줄 알았다”는 수상 소감을 릴레이로 반복할 정도로 모두의 인정과 축하를 받았다.
![]() |
↑ `기생충`은 국내 시상식을 휩쓴데 이어 새해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시상식을 남겨뒀다. 제공ICJ엔터테인먼트 |
이어 내년 2월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기다린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기생충’을 장편극영화(구 외국어영화상)와 주제가상 부문의 예비후보로 각각 선정했다. 장편극영화 예비 후보 진출은 지난해 이창동 감독의 ‘버닝’ 이후 한국영화로는 두 번째이며, 주제가상 예비후보는 이번이 처음이다. 후보에 오른 주제가는 봉준호 감독이 가사를 쓰고 주연 최우식이 부른 ‘소주 한 잔’으로 기쁨은 배가 됐다.
외신을 비롯해 세계적 영화인들이 ‘기생충’이 최종 후보 발표에서 감독상과 각본상 후보에도 지명이 될 것
한국 영화 100주년의 해에 전 세계에 인정받는 한국 영화로 자긍심을 극대화시켜준 ‘기생충’. 과연 내년 2월 9일 열리는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쾌거를 이룰 수 있을지 전 세계 영화인의 눈이 쏠려 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