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영화상 시상식에서 잇달아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국 영화 오스카 출품작 '기생충'(Parasite)의 봉준호 감독이 미국 TV 토크쇼에도 출연했습니다.
봉 감독은 현지시가능로 지난 10일 미 지상파 방송 NBC TV 간판 진행자 지미 팰런의 '투나잇쇼'에 나와 '기생충' 제작 및 영화제 수상에 얽힌 뒷얘기를 털어놨다고 할리우드 연예매체 데드라인이 어제(12일) 전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미국 TV 토크쇼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는 '토크쇼에 나왔으니 줄거리에 대해 살짝 공개해야 하는 건 일종의 의무'라는 팰런의 요청에, "이 자리에서는 되도록 말을 안 하고 싶다. (관객들이) 스토리를 모르고 가야 더 재미있을 것 아니냐"고 웃어넘겼습니다.
진행자가 끈질기게 '스포일링'(영화 스토리 미리 흘리기)을 요구하자 봉 감독은 "이건 가족 얘기다. 가난한 가족의 아이가 부잣집에 과외수업하러 가면서 벌어지는 얘기"라고만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그는 '기생충'이 기본적으로 휴먼 스토리이면서도 웃기고(funny), 무서운(scary) 여러 이질적 요소들을 담고 있는 영화라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봉 감독은 배석한 통역의 도움을 받았으나 몇몇 대화는 진행자 팰런과 격의 없이 영어로 주고받기도 했습니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지난 9일 골든글로브상 3개 부문 후보에 지명됐다는 소식을 팰런이 전하자, 방청석의 토크쇼 관객들이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이어 칸영화제 뒷얘기도 소개됐습니다.
지난 5월 칸영화제 수상 이후 봉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배우들이 전원 무대에 올라 팬들에게 인사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진행이 늦어지면서 시계는 이미 자정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봉 감독은 "관객들은 끊임없이 기립박수를 보내는데, 사실 배우들과 나는 모두 저녁도 먹지 못하고 자정까지
그래도 관객들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자, 봉 감독이 마이크를 들고 "이제 모두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고 말해 가까스로 장내가 정리됐다는 후문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