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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세미나에서 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 요인으로 특유의 음악성과 노래 안에 담긴 메시지를 꼽았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연세대학교 백양누리관 그랜드볼룸에서는 한국언론학회 문화젠더연구회 ‘BTS 너머의 케이팝: 미디어 기술, 창의산업 그리고 팬덤문화’ 세미나가 열렸다. 행사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총 4개의 세션, 12개의 논문 발표로 진행됐다.
두 번째 세션은 ‘BTS와 초국적 팬덤’이라는 주제 아래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의 진달용 교수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베르비기에 마티유 박사과정, 서강대 원용진 교수팀이 방탄소년단의 시대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메시지와 이를 통해 국적을 초월한 팬덤이 탄생한 과정, 그리고 팬덤 문화의 명암을 조명했다.
첫 발표자로 단상에 오른 진달용 교수는 “저희는 캐나다에 있는 214명 방탄소년단의 팬들을 상대로 ‘왜 당신들이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됐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인터뷰를 했다”면서 “그 결과 ‘즐거운 음악’, ‘멤버들의 개성과 태도’, ‘메시지’, ‘퍼포먼스’, ‘역경을 극복하는 차원의 메시지’, ‘팬들과의 관계성’ 등의 대답이 나왔다”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며 “아무리 소셜 미디어와 팬들의 영향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데뷔 당시부터 가지고 있던 특유의 음악성이 먼저다. 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의 분투, 자아실현 등 사회성이 있는 이야기를 음악에 담았다. 또 ‘러브 유어셀프’라는 독특한 메시지 역시 특징이다. 팬들을 열심히 살게 하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하는 메시지들이 팬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고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과 팬들은 경제적 불균등,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함께 자라면서 경험한 것들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하며 접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지역이나 국가성에 의존하지 않고 인종, 나이, 젠더를 넘어서 초문화적 팬덤을 형성할 수 있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베르비기에 마티유는 방탄소년단의 한국 팬덤과 해외 팬덤이 하나의 젠더 메시지에 대해 어떻게 다르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분석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베르비기에 마티유는 “RM이 2018년 9월 24일 유엔 본부에서 연설을 했다. 그 중 한 문장이 인상 깊었다”면서 “젠더 아이덴티티”를 언급했다. 베르비기에 마티유는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연설이 ‘성 정체성 표현의 기회를 제공했다’라고 받아 들였지만, 한국 팬들은 이를 ‘자기가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용기를 내라’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서강대 원용진 교수팀은 “미국에서 방탄소년단의 팬덤이 많이 생기면서, 팬덤에 대한 연구가 있었지만 인종문제와 관련된 연구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이전까지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보는 시선은 공부를 잘하고 똑똑하지만 성적 매력이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 이런 것들에 대해 균열을 내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미국에서 한국 대중문화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자 이들을 ‘코리아부’(KoreaBoo)라고 부르게 됐다. 한국에 대해 잘 모르면서 한국 문화를 왜곡하며 물신화 하는 행위를 하는 이들을 언급하는 혐오적인 표현이다. 한국 문화를 잘 모르는 일반 미국 대중 다수가 K팝을 좋아하는 사람을 ‘코리아부’라고 부르지만, K팝 팬들은 이 단어를 무차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한다”라고 밝혔다.
원용진 교수팀은 “이전에는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멸시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출했다면, 이제는 그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의 학술적 담론은 K팝과 BTS 뿐
한편 이번 세미나는 ‘21세기 비틀즈’로 불리는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아이코닉한 문화 현상에 대해 다룬다. 방탄소년단 등장 후 K팝 관련 논의가 어떻게 발전, 확장하고 있는지 학계의 다층적인 관점에서 토의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