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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뛰다 어느 새 눈가는 촉촉해진다. 뜨거운 희열과 쫄깃한 서스펜스 끝엔 뭉클한 감동이, 진한 여운이 가슴을 적신다. 극과 극 두 남자의 이야기이자 친구에 관한 이야기,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영화 ‘포드v페라리’다.
영화는 자동차 기업 포드와 페라리가 세계 3대 자동차 레이싱 대회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자존심을 걸고 대결을 벌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60년대 포드는 매출 감소 위기를 맞자 판매 활로를 찾기 위해 스포츠카 레이스를 장악한 절대 강자, 페라리와의 인수합병을 추진하지만 모욕만 당한 채 실패한다.
헨리 포드 2세는 설욕을 다지며 ‘르망 24시간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박살 낼 차를 만들 것을 지시하며 모터스포츠 영웅 캐롤 셸비(멧 데이먼)를 고용한다. 셸비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지만 열정과 실력은 최고인 미군 탱크 지휘관 출신 레이서 캔 마일즈(크리스찬 베일)를 영입, 두 남자의 대단한 도전은 점차 성공을 향해 달려가지만 포드 간부는 제 멋 대로인 마일즈를 탐탁치 않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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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스토리텔링에 유쾌하고도 쫀쫀한 전개 덕분에 레이싱 마니아가 아니어도 영화에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두 남자의 뜨거운 승리의 배경에는 사사건건 간섭하는 대기업의 시스템을 비롯한 온갖 시련이 도사리고 있었다. 파란만장한 관계와 뜨거운 우정 속에서 함께 놀라운 목표를 달성한 언더독들의 이야기.
특히 이번 영화로 처음 만난 맷 데이먼과 크리스찬 베일은 완벽한 하모니로 최고의 케미를 완성해낸다. 두 남자의 불꽃 케미는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키며 역동적인 서스펜스와 감동을 최고치로 끌어올린다.
레이서의 정점에서 심장 질환 문제로 은퇴한 후 ‘포드’의 자동차 엔지니어로 다시 레이스에 참가하게 된 ‘캐롤 셸비’로 분한 맷 데이먼은 굴곡진 심리의 변화를 디테일하게 연기하는 한편 타협의 순간과 선택의 순간을 절모하게 오가는 과감한 전략가의 면모와 강단있는 리더십을 입체적으로 소화해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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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들의 섹시함과 엔진, 레이싱의 위험을 아날로그적이고 사실적이면서도 불편한 현실마저 그대로 담아낸 과감하고도 우직하고 섬세한 연출이 인상적인, 탁월한 밸런스의 영화다. 사람들이 무엇에 목말라하는지를 제대로 간파한 월트디즈니의 또 한 편의 성공작이 될 듯하다. 오는 12월 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kiki202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