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과 가정생활을 다 잘해내고 싶다는 이영애는 절제와 균형을 강조했다.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
“긴 공백기에 ‘배우 이영애’를 내려놓은 채 오롯이 엄마로, 아내로 지냈어요. 후회는 없어요. 20~30대를 앞만 보고 달린 제게는 간절히 필요했던 시간이었으니까. 이제 다시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찾을 때가 온 것 같아요.(웃음)”
톱스타 이영애(48)의 귀환,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후 무려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다시금 꿈을 꾸게 됐다는 이영애의 새로운 여정, 그 시작점이 된 영화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시나리오와 나와의 합이 있다. 소개팅에서 첫 느낌이 중요하듯 첫 인상, 본능적인 합을 중요시 여긴다”며 운을 뗀 이영애는 “엄마가 되니 아동 학대 이야기가 더 마주하기 힘들더라. 그럼에도 작품의 메시지나 여운이 크고 사회 문제에 대한 부조리들을 잘 집어내 강하게 이끌렸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땐 학대 수위가 더 높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 예상될 정도였어요. 메시지를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함이었지만 관객들이 너무 힘들어 할까봐 수위를 조절했고 거듭된 수정 작업을 통해 보다 단단해졌죠.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지리멸렬한 모습이 너무나 잘 표현된 작품이에요.”
↑ 배우 이영애가 아동 학대를 다룬 스릴러 `나를 찾아줘`로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굳피플 |
“오랜 공백기가 무색하다는 평이 많다”고 칭찬을 건네니, 이영애는 “예상보다 큰 칭찬에 감격스럽다. 작품 외적인 것에 대해서는 어떤 욕심도 없이 오로지 작품성에 반해 선택한 작품이었다. 그 진심이, 애정이 잘 전달됐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며 수줍게 웃는다.
이영애는 “드라마이긴 하지만 ‘신사임당’으로 2년 전 연기를 하기도 했고, 간간이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에 공을 기울인 덕인지 촬영에 큰 어려움이나 낯선 점은 없었다”면서 “부담감을 느끼긴 했지만 기대감이 훨씬 더 컸던 것 같다. 고맙게도 ‘친절한 금자씨’ 당시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 함께해 줘 편안하고도 화기애애한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물론 ‘14년 만의 컴백’이라는 타이틀이 때때로 어깨를 짓누르고 새삼 세월의 흐름이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였어요. 배우로서 보다 단단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 20대, 30대를 그만큼 열심히 도전했고, 스스로 선택한 공백기였으니까요. 더 욕심을 내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삶은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는 거니까.”
자연스레 속얘기를 덤덤하게 들려주는 이영애. 그는 이어 “원하는 가정도 얻고 아이를 늦게 낳으면서 가정에 대한 애착이 컸다. 그때마다 내 마음이 시키는 선택을 했고 그것에 최선을 다했다. 끝없는 자기 점검과 고민의 시간들을 통해 내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쉬는 동안 놓치기 아까운 작품도 몇몇 있었고 갈증을 느낄 때도 물론 있었어요. 하지만 다 시기가 맞아야 하니까요. 많이 하는 것보단 한 작품이라도 제대로 하고 싶은 욕심이 더 컸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연기와 가정 생활을 다 잘해낼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늘 기도해요. 그러기 위해 스스로도 항상 절제하려고 애쓰고요.”
끝으로 그는 “뭐든 과하면 욕먹더라”라며 “과하면 부작용이 생기고 만다. 연기도, 일상도, 삶도 마찬가지다. 채워야 할 것과 비워내야 할 것을 잘 컨트롤해야 할
“여전히 꿈을 꿔요. 예전과 같은 꿈이죠. 균형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 안에 제 행복이 있다고 믿으니까. 당분간은 ‘배우 이영애’를 되찾고 성장하는데 더 집중할 계획이에요. ‘나를 찾아서’와 같은 값진 기회를 또 한 번 기대하면서.”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