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하(펭수 하이)!”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요즘 대세’ 펭수의 인사말이다. 펭수는 스타 크리에이터를 꿈꾸며 지구 반대편 남극에서 스위스를 거쳐 한국까지 바다를 헤엄쳐 온 키 210cm의 10살 펭귄이다. 방탄소년단 같은 ‘우주 대스타’를 꿈꾸며 한국에 왔지만, 아직은 연습생 신분이라 EBS 지하 소품실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연습생 신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이미 데뷔한 아이돌 스타들보다 더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펭수가 주목 받은 것은 지난 9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EBS 아이돌 육상대회’(이육대)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부터다. ‘번개맨’, ‘뚝딱이’, ‘뿡뿡이’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 해당 영상에서 펭수는 이전의 EBS 캐릭터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독보적인 매력을 뽐내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펭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는 기하급수적으로 구독자가 늘어났고, 채널 개설 약 7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구독자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예약 판매 3시간 만에 1만부(예스24 기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이러한 ‘펭수 신드롬’에 각 방송사들도 발을 벗고 나서 ‘펭수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펭수는 EBS를 넘어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 SBS ‘정글의 법칙’ 내레이션, JTBC ‘아는 형님’ 등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방송 대통합’을 이뤄냈다. 그렇다면 펭수가 이같이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맥락에서 펭수의 유행어 중 하나인 “김명중!”은 2030세대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 EBS 사장인 김명중의 이름을 수시로 언급하며 “김명중 사장님, 밥 한 끼 합시다”, “사장님이 친구 같아야 회사도 잘 된다”라고 말하는 펭수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나 때는 말이야”라며 위계질서를 따지는 ‘EBS 캐릭터 선배’ 뚝딱이에게 “잔소리하지 말라”라고 일침 하는 매력은 덤이다.
뿐만 아니라 펭수는 ‘강강약약(强强弱弱)’(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하다)을 몸소 실천한다. 펭수는 뒤뚱뒤뚱 걸어가다 실수로 한 어린이가 쌓아놓은 장난감을 무너트리고는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미안함을 드러낸다. 또 또래(10살 내외)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명쾌한 해답을 내놓는가 하면, 고등학생 선배들 앞에서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예의를 지킨다. 권위에 자유로우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펭성(펭귄 인성)’이 펭수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다.
이와 함께 펭수의 ‘어록’들도 공감을 얻고 있다. 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이들에게 “다 잘할 수는 없다. 잘하는 게 분명 있을 거고, 그걸 더 잘하면 된다”라고 조언 하거나,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저는 ‘사랑해’라고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위로하는 펭수의 말에서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또 “여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에 “여자친구도 남자친구도 없다.
EBS를 넘어서 유튜브, 지상파 등을 넘나들며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펭수. 2019년 가장 뜨거운 스타로 떠오른 펭수의 행보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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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자이언트 펭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