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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공부가 머니?’가 사교육 조장 우려를 딛고 기획의도를 살린 방송으로 시청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부가 머니?’는 연예인 자녀들과 부모의 모습을 담아 이 시대 엄마, 아빠들에게 자녀의 교육법과 관련한 팁을 전할 예능 프로그램. 파일럿 방송 당시 임호 부부의 과잉 사교육이 뜨거운 감자로 주목받으며 이후 진행된 불필요한 사교육 절감 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해 기획의도와 다르게 전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컸던 바 있다.
하지만 ’공부가 머니?’라는 제목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인 교육과 머니(돈)간 상관관계의 부정적인 면만을 조명,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 형국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22일 방송분에서는 네 아이의 엄마인 워킹맘 김혜연의 고민이 전파를 탔는데, 이에 대한 현실 적용 가능 맞춤형 솔루션이 그려지면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김혜연의 고민은 알아서 공부를 하는 두 딸들과 달리, 학업의 기본인 숙제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셋째, 넷째 아들이었다. 김혜연은 "정말 하나하나 일일이 제가 손댈 곳, 신경 쓸 곳이 너무 많아진 것 같다"면서 신경 써주지 않으면 대충대충인 아들들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김혜연의 두 아들은 넘치는 에너지로 집안의 물건들을 박살내는가 하면, 틈만 나면 핸드폰을 하는 등 김혜연을 답답케 했다. 특히 셋째아들의 경우 시험 100점을 대가로 선물을 ’딜’했다.
김혜연은 "도형이 같은 아이가 동기부여만 잘 되면 되게 잘할 것 같다"면서도 지속적인 딜이 옳은 방법인지 고민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분분했다. 진동섭 전문가는 "백점 맞으면 어떻게 할게요 이런 게 아주 의미가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고, 최민준 소장은 "보상에는 역효과가 존재한다. 보상이 없을 때 공부의 의욕을 잃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컨설턴트는 "기본적으로는 똑똑한 아이들이 이런 걸 요구하는데 동년배 중에서 정신연령이 낮은 아이들이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차후에는 사회적 관계, 본인의 꿈이나 목표 등 좀 더 높은 차원의 동기 부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이토록 다른 이유도 공개됐다. 최민준 소장은 "기본적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적 특성이 있다. 남자아이들이 실제로 잘 안들린다"면서 실제 연구 결과 남자아이들이 사람의 목소리와 같은 데시벨을 잘 듣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병훈 컨설턴트는 "그래서 딸들은 엄마를 들들 볶아서 피를 말린다는 얘기가 있고, 아들들은 혈관을 터트려 버린다고들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아 맞다", "안 받았어요", "안 배웠어요"의 ’아들 3종 세트’를 설명해 공감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훈계로만 다스리려고 하지 말고 소통과 대화를 통해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동기 유발이 되는 기제 자체도 성별 차이를 보였다. 그는 "남학생들은 납득이 돼야 한다. 반면 여학생들은 좋으면 한다"고 밝히며 "보여주기식 공부를 잘하고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계획표를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고 허세가 있는 남학생들은 실제로 아는지, 모르는지를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최민준 소장은 승부욕 강한 남자아이들을 훈육 할 때 승부욕을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아이를 훈육해야 할 때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부모의 훈육을 미리 예고할 것"을 당부하며 "절차가 옳지 않으면 아이는 공격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형, 도우 형제의 심리 상태 검사와 전문가들의 솔루션이 공개됐다. 손정선 전문가는 도형이에 대해 "동기부여가 잘못됐다"면서 보상으로 동기부여를 하지 말고 정서적 보상을 줄 것을 조언했다. 또 도우에 대해서는 의존적인 아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정선 전문가는 "엄마의 애정으로만 보면 애정결핍이다. 아이들 입장에서 볼 때 엄마는 현재 가장의 역할을 하고 계신 거지, 엄마의 역할을 하고 계신 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그는 아이들과 1:1로 데이트하는 시간을 가질 것, 함께 생
이날 방송은 김혜연 모자의 사례를 바탕으로 분석으로 이뤄졌지만 아들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할 만한 고충에 대한 현실 조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알찬 정보에 웃음까지 더해지며 재미와 유익성을 다 잡은 프로그램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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