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파기환송심 승소→외교부 “대법원 재상고”...법적공방ing [종합]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다겸 기자]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43)이 파기 환송심에서 승소, 17년만 한국 입국길에 한발 더 나가섰다. 유승준 측 변호인은 “예상한 결과”라며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외교부가 대법원에 재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법적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 제10행정부에서는 유승준이 주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선고 기일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유승준 판결 취소, 사증발급거부 취소”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총 비용은 피고인 LA 총영사관 총영사가 부담하게 됐다.
최종 판결 직후 유승준의 법률대리인은 취재진에게 “대법원에서 이미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파기 환송심에서도) 예상한 판결이 나왔다”면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자세한 입장이나 향후 진행 방향 등은 유승준과 협의해 입장을 밝히겠다. 병무청이나 법무부에서도 판결문의 취지를 최대한 고려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판결 후 외교부가 유승준이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파기환송심 승소와 관련 대법원에 재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라며 “외교부는 향후 재상고 등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병무청 역시 “외교부의 입장을 참고해달라”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법적 공방이 끝나지 않게 된 가운데, 유승준 측 변호인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우선은 판결문을 봐야할 것 같다. 만약 재상고를 하겠다고 한다면 다시 소송을 다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준은 입국 금지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97년 데뷔 후 '가위', '열정', '나나나'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사랑 받았으나,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기피 논란으로 입국이 금지됐다.
이후 수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한 그는 2015년 입국을 위해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당하자 입국금지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재판부는 ‘국군 장병의 사기 저하’, ‘병역 기피 풍조 만연 우려’ 등을 이유로 유승준의 입국을 허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이 LA 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단지 과거에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옳지 않다고 판결하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것.
지난 9월 20일 열린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에서는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유승준 측은 대리인이 법적으로 병역 기피를 한 것이 아니며 비자 발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고, LA 총영사관 측은 유승준이 한국인으로서의 뿌리를 찾는데 F-4 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로로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유승준이 파기 환송심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입국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7월 대법원의 원심 파기 판결 이후에는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5일 만에 답변요건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어 유승준 입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청와대는 “(이번 청원은) 병역의 의무를 다해온 대다수 대한민국 남성들의 헌신과 자긍심에 대한 존중의 문제”라며 “법원의 판결이 확정되면 이에 따라 향후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출입국관리법을 면밀히 검토한 후 유승준 씨에 대한 비자발급, 입국금지 등에 대해 판단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외교부가 재상고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유승준의 입국을 두고 또 다시 법적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재상고, 비자 발급, 법무부 입국 허가 등 입국까지 많은 과정을 남겨두고 있는 유승준이 끝내 한국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