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나문희의 힘이다. 다소 아쉬움 가득한 만듦새에도 이토록 마음이 움직이는 건 그의 존재감 덕분이다.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다. 2000년 부산의 영도를 배경으로 말순 할매와 공주의 ‘진짜 가족’ 이야기를 펼쳐낸다.
홀로 살던 말순 할매에게 아기 진주를 업은 손녀 공주가 나타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말순 할매와 공주는 티격태격하면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고 가족이 되어간다.
이 작품은 다음 스토리가 예상될 만큼 단순하게 전개된다. 여러 상황이 펼쳐지지만, 상황들만 있을 뿐 이음새는 다소 헐겁다. 탄탄한 서사를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시대 배경 자체도 그렇지만, 묘하게 촌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끝내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는 이 작품의
잠깐 짓는 표정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울렁이게 만드는 연기력과 존재감. 스크린 너머 관객들의 마음을 툭 치고야 마는 나문희라는 배우의 힘. ‘감쪽같은 그녀’의 진짜 힘은 배우 나문희로부터 나온다. 12월 4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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