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선이 반년 이상을 '세젤예' 속 미선이로 살아온 소감을 밝혔다. 제공|블레스이엔티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유선(43)은 자신과 닮은 ‘세젤예’ 속 강미선 캐릭터에 공감했다고 고백했다. 때로는 자신이 미선인지, 미선이가 유선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몰입했단다.
유선은 최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극본 조정선, 연출 김종창, 이하 세젤예)에서 박선자(김해숙 분)의 큰 딸 강미선 역을 맡아 워킹맘의 고충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철없는 남편 정진수 역의 이원재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최고 시청률 35.9%로 종영한 ‘세젤예’는 전쟁 같은 하루 속에 애증의 관계가 돼버린 네 모녀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내고 있는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국밥집을 운영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 박선자와 세 딸 강미선, 강미리(김소연 분), 강미혜(김하경 분)의 이야기를 펼쳐냈다.
유선은 “마지막 방송이 나가고 나니까 진짜 끝났다는 게 실감 났다. 촬영하면서 한 번도 아픈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감기가 와서 뭔가 훅 빠져나간 것 같고 헛헛하고 공허하고 쓸쓸한 느낌이다. 마무리가 가슴 아프게 울면서 끝나지 않았나. 여운도 있고 그렇다. 이번에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쫑파티 때도 배우들이 애장품을 준비해서 스태프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했다. 그 정도로 끈끈했다”고 말했다.
유선은 김종창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처음 시작할 때 드라마 잘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드라마 밖의 드라마도 잘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우리 환경이 행복한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하자고 하셨는데 그 말씀을 지켜줬다. 드라마 안이나 밖에서 정말 행복했고 그래서 헛헛한 마음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유선은 워킹맘의 고충을 담아낸 미선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제공|블레스이엔티 |
약 8개월을 강미선으로 살았다. 워킹맘의 현실을 보여준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공감됐다. 저 역시도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부탁했다. 저도 도움을 받으며 일하고 있어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엄마랑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마치 어디서 본 것 같더라. 가끔은 내가 미선인지 유선인지 모를 정도로 감정이입이 됐고 공감됐다”며 밝혔다.
유선의 어머니도 ‘세젤예’에 반응을 보였다고. 그는 “저희 엄마도 좋은 드라마였고, 좋은 작품에 역할도 좋은 것 같다며 감사하다고 하더라”며 “어느 날엔, 반찬을 해와서 냉장고에 넣어놓으셨더라. 그런 스타일이 아닌데, 드라마 속에서 박선자 엄마가 식당을 하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셨나 싶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선이도 엄마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든든한 딸이기도 하다. 엄마를 위해 가장 먼저 두 발 벗고 달려가는 힘과 의지가 있다. 나는 그런 딸인가 싶기도 하고, 엄마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세젤예’를 촬영하면서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딸 다빈 역으로 나온 주예림에 대해 “연기 천재다. 정말 감성도 좋고 집중력도 좋다. 제 딸이랑 나이가 비슷해서 진짜 딸처럼 느껴졌다. 저희 딸이 여섯 살인데 드라마를 보면서 다빈이를 보며 질투하기도 하더라. 극 후반부에 엄마도 하늘나라 가냐고 묻는 대사가 나오는데, 저희 딸이 한 질문이기도 했다. 그래서 다빈이랑 대사할 때도 눈물이 나더라”고 고백했다.
이원재와 호흡도 좋았다. 그는 “워낙 상대 배우와 편하게 잘 지내는 편이다. 그래야 좋은 연기가 나오지 않나. 저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인데, 극 중에서 미선이가 살가운 편은 아니지 않나.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와일드한 누나처럼 대했다. 그렇게 친해지려고 했고, 케미가 잘 살았던 것 같다. 제가 의도한 바를 원재도 잘 알아줬다. 다빈이하고도 그렇고 가족 케미가 중요하지 않나.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드라마 안에서 우리 가족이 코믹을 담당했다. 촬영 전에 대사도 많이 맞춰보고 세트에서 리허설 많이 하고 그래서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유선이 호불호 갈린 장례식 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제공|블레스이엔티 |
유선은 딸이 엄마의 직업이 배우라는 걸 인식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딸을 데리러 갔는데 친구들에게 토요일에 꼭 방송 보라고 홍보하더라. 친구들에게 말을 하고 다니는 걸 처음 봤다. 배우라는 직업을 인식하고, 자랑을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유선은 역할을 맡을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영화 ‘의뢰인’에 출연한 것도 그런 악역이 있어야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알릴 수 있지 않나. 누군가는 해야 했고, 아이들의 환경에 대해 알려주고 어른들이 바꿔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참여했다. 내 아이가 조금 더 커서 엄마의 의도를 알고 이해해주고 참여한 목적의식에 박수를 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훗날 보게 되더라도 선택의 동기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었고, 연기적인 변신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세젤예’는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인 전개로 ‘막장극’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회에선 장례식 신을 길게 보여주며 호평과 혹평이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유선은 “어떤 내용이든 시청자가 공감해주고 반응해주고 관심 있게 봐주는 게 중요하다.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최고 시청률로 마감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처음엔 시청률과 달리 기사 댓글들 반응은 달라서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런데 관심이 있기에 댓글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드라마 끝나고 개인 SNS에 댓글이 500개가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