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타인은 지옥이다’ 이정은의 존재감이 고시원을 지배하고 있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극본 정이도, 연출 이창희, 10부작)는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동명의 인기 웹툰 원작 캐릭터와의 완벽한 싱크로율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받았던 배우 이정은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름만으로도 믿음이 가는 그녀가 사람 좋은 미소를 띤 고시원 주인에서 사실은 잔혹한 살인마 중 한 명인 엄복순의 양면성을 자유롭게 오가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것.
엄복순은 극 초반, 19만 원이라는 싼 가격에 고시원 문을 두드렸지만, 몹시 열약한 시설에 망설이던 윤종우(임시완 분)를 설득해 303호에 입주시키는 데 성공했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웠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옆집 아주머니를 연상시키는 그녀의 푸근한 인상과 친근한 말투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종우의 경계심을 낮췄을 터. 어딘가에서 봤을 법한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를 정교히 재현해낸 이정은의 노련미가 돋보인 대목이다.
하지만 이정은의 변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친절한 치과의사의 탈 아래 잔혹성을 숨긴 서문조(이동욱 분)를 비롯해 모두가 살인마인 고시원의 타인들의 진짜 정체가 차례로 알려진 가운데, 가장 평범해 보였던 엄복순 역시 그들과 한통속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 약을 탄 음료로 종우를 비롯한 고시원 방문자들을 취하게 만들었고, 심지어 봉사를 위장해 찾아간 동네 노인들에게 건넨 후, 보험금을 슬쩍하는 엄복순의 이중적인 모습은 모두를 경악시켰다.
특히 지난 6회에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엄복순의 수상한 과거 행적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길고양이 살해 사건’으로 변득종(박종환 분)과 에덴 고시원을 주목하던 소정화(안은진 분) 순경과 그녀의 동료가 찾아낸 진실. 두 번의 결혼에서 남편들과 부모가 모두 사고로 죽었고, 관련된 사망 보험금을 엄복순이 수령한 것, 그리고 그녀가 운영했던 보육원도 사고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는 행적들은 엄복순이 고시원 살인마들과 함께하는 인물임을 암시해 시청자들을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린 바. 무엇보다도 선과 악의 얼굴을 모두 지닌 엄복순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극의 긴장감을 증폭시킨 이정은의 밀도 높은 연기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단 4회의 에피소드만을 남겨둔 ‘타인은 지옥이다’는 지옥에 사로
OCN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 매주 토, 일 밤 10시 3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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