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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사랑’(노희경 작가) 했을 때 1회 시청률이 1.4% 나왔다. 그땐 애국가도 4% 나오던 시절이었다. 그 후에 이재룡 배종옥이 (드라마를) 망쳤다고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끝날 땐 8% 이상의 시청률이 나왔고 여기저기서 상도 받았다. 시청률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그 작품을 통해 알게 됐다. 이번에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 처음엔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던 우리 드라마가 중간에 간담회도 하고 시청률도 뛰고 관심도 높은 것 같다. 저에겐 ‘바보 같은 사랑’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배종옥은 25일 MBN 수목드라마 ‘우아한 가(家)’(극본 권민수 / 연출 한철수, 육정용 / 제작 삼화네트웍스) 기자간담회에서 시청률 9%를 자신했다. “왜 10%가 아니냐”고 하자 “소심해서..”라고 웃으며 답했다.
아닌 게 아니라, ‘우아한 가’의 시청률 상승세는 매섭다. 2.6%로 시작해 4.7%(7회)까지 치솟으며 MBN 드라마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두 번 갈아 치웠다. 9월 2주차 방송 VOD 부문에선 8주간 1위를 달리던 ‘호텔 델루나’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해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공과 인기의 중심엔 배종옥이 있다. 독보적인 카리스마와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들었다놨다 한다. 잔혹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 캐릭터를 차분한 눈빛과 옅은 미소, 때론 기품 넘치는 태도로 구현해 ‘배종옥만의 한제국’을 탄생시켰다. 여유롭게 앉아 상황을 지켜보다가 적재적소에 적당한 인물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MC그룹의 폭주, 스캔들, 외도, 일탈까지 완벽히 막아낸다.
‘한제국’은 원래 남성 캐릭터였다. 배종옥은 “작가님이 대사의 톤을 여자로 바꾸겠다고 하시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 안에서 색을 넣겠다고 말했다”며 “우리가 깰 수 없는 유리 천장이 있더라. ‘한제국’은 그걸 깨고 뛰쳐나와서 모든 사람을 주무르고 싶어하는 강력한 야망의 소유자”라고 설명했다.
“남자의 색을 여자가 하는 것도 신선했죠. 남자들이 휘두르는 욕망의 세계에 여자가 수장으로서 모든 정재계를 휘두르는 역이 쉽지만은 않아요. 그 역이 ‘한제국’이라 혹했죠.”
“대사를 하면서도 섬뜩할 때가 있다”고 털어놓은 그는 두 사람(모석희, 허윤도)을 상대하기 위해 보이지 않지만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말을 잘 안한다. 연기는 내면 플러스 배우의 집결체라 생각한다. 촬영하지 않을 때도 힘의 밸런스를 잡고 내제된 힘을 응축시켜 연기한다”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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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드라마가 사랑받는 이유에 대한 나름의 진단도 내놓았다. “드라마에 빠져 있지만, 저희 작품을 객관적으로 봤다.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전개와 ‘한제국’이라는 막강한 파워를 휘두르는 인물, 모석희(임수정)와 허윤도(이장우)의 대립 관계 등 각자의 스토리들이 명확하게 캐릭터를 살리고 있더라. 이런 것들이 드라마를 탄탄하게 만들고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짚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를 짚어달라고 하니 “‘악의 축’으로서 모든 권력과 욕망을 휘두르는 ‘한제국’이 어떤 종말을 맞을지, 과거를 파헤치고 싶어 하는 두 사람(모석희, 허윤도)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성취하고 싶어 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달라”고 했다.
25일 방송된 ‘우아한 가’ 9회 시청률은 6%의 벽을 뚫고 세 번째 ‘MBN 역대 최고 드라마 시청률’을 경신했다. 5%를 넘었으니 포상휴가는
“우리는 시청률 9%를 넘보고 있다. 0.1%도 올리기 어려운 게 시청률이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것 또한 시청률이다. 잘 되려면 모든 게 잘 풀리고 호재로 작용한다. 지금 우리 분위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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